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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원 추방 움직임, ‘미-중 첩보전’?

기사승인 2012.05.29  16: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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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공 간첩기구 관련 조직에 자금 지원 목적”

 

최근 미국 국무원이 공자학원을 부설한 각 대학에 비자규정을 어긴 중국인 강사들의 비자 갱신을 불허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가 수일 뒤 취소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공자상. (밍궈 기자)


최근 중국과 미국이 무역마찰을 빚는 가운데 미국 내 대학들에 부설된 공자학원 문제가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됐다. 겉으로는 무역마찰에 이은 문화 마찰로 비쳤지만 이면에는 복잡한 내막이 있었다.

 

미 국무부는 5월 17일 공자학원을 유치한 미국 내 대학들에 공문을 보내 인증 취득이 필요하다고 알린 외, 초·중·고생들에게 강의를 금지한다며 중국인 강사들의 비자 갱신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자를 갱신해주지 않을 경우 공자학원 중국인 강사들은 이번 학기가 끝나는 6월말 이후 귀국할 수밖에 없어 추방 조치나 다름없었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문화교류 방해’ ‘중국어를 배우는 미국인 학생들에게 피해가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5월 26일, 중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공자학원 베이징 본부는 미 국무부가 공자학원에 교육기관으로서 인증취득 등을 요구했던 통지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불과 1주일 만에 공자학원 규제조치를 철회한 것은 양국 간 마찰이 격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 측이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결과로 보인다.

 

공자학원 중국인 강사들은 교환방문 비자인 J-1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이 비자로는 미국의 대학교 이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공자학원들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중국은 중국문화의 영향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세계각지에 350여 개의 공자학원을 설립했다. 하지만 중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공자학원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으며 해외 첩보활동 거점이 되고 있다는 등 의혹에서 줄곧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대학들은 공자학원을 유치하려면 티베트, 달라이라마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토론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동의해야 했다. 이들 학원들은 달라이라마 초청 강연을 취소하도록 미국 대학 측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중국대사관 행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10여 년간 국내 공자학원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이 공자학원을 압박한 이번 사건은 단순한 비자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공자학원이란?

 

공자학원은 중국정부기관이 관할하는 비영리단체다. 본부는 베이징에 있고, 국외에 있는 공자학원은 모두 지부에 속한다. 2012년 1월까지 전 세계에 358개의 공자학원이 설립됐고, 105개 국가와 지역에 분포돼 있다. 미국에는 48개 주, 약 70개 대학에 공자학원이 들어갔다.

 

미국에 공자학원이 설립되기 시작하자 어떤 대학은 교내에 공자학원이 들어오는 목적을 의심했다. 중공 정부가 정치 간섭을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거대한 자금을 투입해 공자학원을 세우는 것으로 여겼다.

 

BBC 중문망은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정부(이하 중공)가 소프트파워(정보과학이나 문화·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를 강화하려는 중요한 책략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공자학원이 중공 외교정책의 선전도구가 되어 중공의 우월성을 외국 학생들에게 주입할 계획이란 것이었다.

 

또한 2010년 5월 대만 자유시보는 “공자학원은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중요 정책이다. 목적은 문화, 정보, 및 교육 등의 영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중공의 인권박해와 언론탄압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 중국 국가한반(國家漢辦·공자학원 총부) 책임자 장궈칭(張國慶)은 “중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에게 실용적인 간체 중국어를 가르치려는 것이지 공자의 유가사상을 전수하는 전문학교는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 영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지 진정한 중국문화를 가르치는 목적은 아니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국외 교육사업에 물 쓰듯 나가는 돈…
중국 내 교육경비는 세계 평균의 절반

 

공자학원은 국외 대학에 합작 형식으로 설립됐고, 감독은 중공 교육부 부속 기구인 국가한반이 맡는다. 국가한반은 공자학원을 부설한 대학에 매년 10만~15만 달러(약 1억 1800만~1억 7600만 원)를 지급한다. 각국 공자학원에서 교편을 잡는 중국 교사들에게 봉급과 여비도 준다. 교재도 국가한반이 집필한다.

 

중공 당국이 국외에서 ‘교육’ 명의로 쓰는 돈은 어마어마하다. 공자학원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중국 내 교육 예산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중국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5년 국가 재정성 교육경비는 GDP 대비 2.8%로 세계 평균 5.1%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21세기가 시작된 최근까지도 이 수치는 큰 변화가 없다.

 

타오다즈(陶達知) 박사는 중공이 국외에 공자학원을 세운 것은 순수 교육 목적이 아니라 대외 선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중공이 공자학원으로 전 세계 중국인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공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선전부문을 담당한 리창춘(李長春)은 2009년 4월 24일 “세계 각지에 공자학원을 건립하는 것은 중국 대외 선전의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 중공이 공자학원을 외국 학교에 들이는 정치적 목적을 사실상 인정했다.

 

중공 간첩기구 적발돼

 

내셔널 포스트(National Post) 2010년 7월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련 반(反)간첩기구는 해외 정보 수집 역할을 하는 공자학원이 캐나다에 대해 위협이 될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캐나다 보안정보국 아태담당국장이었던 마이클 쥬노-카수야(Juneau-Katsuya)는 공자학원이 정보국의 집중 관찰 대상에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당시 그는 매체에 “공자학원을 설립한 것은 자선(慈善)적 개념이 아니라 중공 전략의 일부다”며 “중공 간첩기구 관련 조직에 자금을 제공하는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내 파룬궁수련자 장기적출의혹 조사보고서를 작성한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David Matas)는 중국 영사관이 공자학원 교류 대학을 이용, 자신을 비롯한 일부 중요 인사들에게 중국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게 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중공은 내가 어디를 가건 갖은 방법을 써서 입을 막으려 한다”며 “공자학원을 개설한 대학은 더 쉽사리 중공의 압력에 굴복한다. 어떤 대학은 1분 전에 연설을 취소하고는 마땅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계 미국인 기자 리(李)모 씨는 미국 공립학교 수업현장을 취재할 때, 한 중국어 교사가 ‘나는 중국인이지 미국인이 아니다’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가르친 것을 목격했다. 리 씨는 “미국에 있는 학생들이 이런 사상을 주입받는다면, 미국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나라사랑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고 토로했다.

 

리 씨는 미국 국토안전국 국장 취재를 통해 LA에 특무(스파이)로 들어온 중국어 교사를 검거하라는 정보국 지시를 확인했다.

 

‘마르크스’와 ‘공자’, 어울리지 않는 조합

 

한 중국인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공자 사상의 중요 부분인데, 지금 중공 관원들은 탐오하지 않은 자가 없고 첩을 두지 않은 경우가 없을 정도다”며 “자기 수양과 가정생활이 공자 사상과 거리가 먼데 어떻게 치국을 담론하고 평천하를 말하는가. 무슨 염치로 중공이 전 세계에 공사사상을 전파한단 말인가”고 주장했다.

 

사실 ‘공자학원’은 대륙에서만 쓰는 간체 기반 중국어를 가르치는 곳으로, 중국의 대사상가 공자와 전혀 무관하다. 그러나 공자(孔子)의 이름이 들어가는데다 ‘중국문화를 전파’한다고 선전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비판을 불러일으킨다. 전통문화의 사상적 기초가 없고, 원뜻을 훼손시킨 간체자를 보급하는데도 ‘공자’라는 이름 때문에 중국 전통문화와 연관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한 평론은 지금 중공의 교육기구가 마르크스주의를 중요하게 다룬다면서, 공자와 그 가치관을 중공 통치 수호에 이용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자는 정치에는 적합한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통치자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민중에 의해 내려올 수도 있다는 것을 말했는바, 중공 관원들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탕원·이지성 기자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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