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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vs 장쩌민, 언론 통해 격전 중

기사승인 2016.11.01  15: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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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쩌민파가 18차 당대회 이후 장기간에 걸쳐 ‘관리’해온 홍콩은 줄곧 시진핑-장쩌민 간 주요 각축장이 되어 왔다. 장쩌민파를 맹비난하는 일련의 '성보'지 기사는 양측의 힘겨루기를 보여주며, 승부는 곧 가려지게 될 것이다. (대기원)

중국공산당 6중 전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시진핑 진영과 장쩌민파는 대대적인 언론전을 펼치고 있다. 홍콩의 친중파 매체인 '성보'지는 최근 두 달이 채 못 되는 사이에 30편에 가까운 기사를 잇달아 게재, 장쩌민파 세력이 홍콩에서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고 집중포화를 가했다. 현임 장쩌민파 상무위원을 직접 지명해 비난하는가 하면 장쩌민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장쩌민파 역시 그들이 장악한 언론을 통해 판 흔들기에 나섰으며, 반격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한 평론에 따르면 6중전회는 시진핑의 미래 구상에 있어 중요한 연결고리로서, 언론은 이미 시진핑과 장쩌민파 세력 간의 주요 싸움터가 됐다.

최근 두 달간 중국, 홍콩, 대만 언론을 통틀어 가장 주목을 끈 사건은 단연 친중파 홍콩 언론인 '성보'지가 올해 8월 30일 <’독립’ 언급해 ’홍콩 독립’ 소동 불붙인 렁춘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표한 이후 끊임없이 렁춘잉과 장쩌민파 통제 하에 있는 중련판, 그리고 공산당 체제 내 홍콩·마카오 관련 사무를 관장하는 최고책임자인 장더장을 소리 높여 맹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성보'지는 이들을 ‘홍콩 독립’을 조작해낸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그들의 목적은 ‘불장난’ 내지 ‘훼방놓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쩌민 공격으로 돌아선 '성보'

시사평론가 룬궈즈(倫國智)에 따르면 '성보'지는 몇 차례 사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대륙 쪽 자금에 의해 ‘붉게 물들었다’. 2014년 말 '성보'지를 사들인 중국 사업가 구줘헝(谷卓恆)은 현재까지 그룹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성보'지는 과거 줄곧 렁춘잉을 지지해왔으나, 현재는 그런 과거를 모두 버리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2014년 우산 혁명 기간까지만 하더라도 '성보'지는 친 중앙정부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성보'지가 렁춘잉을 가볍게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4월 그가 딸의 짐과 관련해 항공사에 부당 지시를 내린 ‘짐 사건’ 이후였다. 8월 30일 <’독립’ 언급해 ’홍콩 독립’ 소동 불붙인 렁춘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더니 홍콩에 있는 장쩌민파를 향해 돌연 맹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본지 기자가 낸 통계에 따르면 10월 20일까지 약 50여 일간 '성보'지 1면에는 ‘한쟝셰(漢江洩)’라는 필명으로 장쩌민파 관료들을 대담하게 비난한 평론이 총 22차례 실렸다.

이들 평론은 중련판과 렁춘잉이 서로 결탁해 소위 ‘홍콩 독립’을 조작함으로써 홍콩 사회에 혼란을 조장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평론에 따르면 홍콩 ‘대공보(大公報)’, ‘문회보(文匯報)’, ‘상보(商報)’는 ‘웨스트 센트럴파(중련판을 지칭)’를 대변하는 어용 언론들이다. 또한 정치국 상무위원 장더장이 주도하고, 류윈산이 막후에서 조종하는 형식으로 홍콩 사회에 혼란을 일으킴으로써 시진핑 중앙정부에 대항하고자 했다. 이러한 소식들은 모두 대기원시보 홍콩판에서 기존에 보도했던 것들이기는 하나, 전통적인 좌파 매체가 이처럼 대담한 평론을 내놓은 것은 홍콩 정치권과 산업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기사 발표 시점 조절하는 '성보'

본지 기자는 또한 '성보'지가 홍콩 내 장쩌민파 세력을 공격하는 데 있어서 그 시점과 강도를 모두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성보'지의 기사 논조와 강도는 초기에는 무척 조심스러웠으며 특히 장더장을 겨냥한 보도의 경우 더욱 그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장쩌민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그가 장더장의 배후에서 장더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어서는 장더장을 ‘홍콩을 혼란시키는 4인방’의 우두머리로 지목했다. 이후에는 만화의 형식으로 장더장이 세력을 잃었다고 조롱했으며, ‘환구시보’지의 반박에 다시 반격하면서는 ‘환구시보’를 가리켜 장쩌민파 언론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류윈산까지 한데 묶어 맹비난했다.

8월 30일부터 9월 23일 사이 '성보'지는 주로 중련판 소속인 장샤오밍,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 및 ‘대공보’, ‘문회보’ 등 친 장쩌민파 홍콩 언론을 공격했다. 9월 28일에는 <치명타 맞은 장더장, 오큐파이 센트럴 도화선 된 ‘8.31’결정>이라는 기사를 실어 장더장이 감독을 소홀히 한 사이에 장샤오밍과 렁춘잉이 그로부터 진상을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 날은 마침 장더장의 해외 순방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인 9월 29일 '성보'지는 장더장을 재차 공격, 그가 사스(SARS) 은폐부터 시작해 홍콩의 보통선거를 좌절시키기까지 13년간 홍콩에 피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다시 다음날인 9월 30일에는 ‘할아버지가 손주를 찾는’ 광고 형식의 만화를 실었는데, 중앙정부를 의미하는 ‘할아버지’가 장샤오밍 중련판 주임을 가리키는 ‘손자 샤오밍’에게 ‘악질 분자’인 렁춘잉과 한패가 되지 말라고 타이르는 내용이었다.

룬궈즈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손주를 찾는’ 이 광고 만화의 의도는 '성보'지의 배후에 있는 인물이 중앙정부 출신임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정부에서 장더장보다 높은 직급의 인물이라고 하면 시진핑일 수밖에 없다. 중기위 감찰부에서 발간하는 <중국기검감찰잡지>는 10월 1일 '성보'지가 저우융캉 사건을 두고 “이는 ‘형불상상위(刑不上常委)’, 즉 ‘정치국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타개한 것으로서, 반부패 운동에는 어떠한 관용도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평한 내용을 인용했다. 이는 '성보'지의 배경에 관한 외부의 추측이 사실임을 인증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우연의 일치’인 것은, 전국 선전계통을 장악하고 있는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성보'지가 장더장을 대대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시점인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출국, 3개국을 순방했다는 사실이다. 해당 기간 중 '성보'지는 장더장을 맹비난하는 기사 다섯 개를 연속으로 실었다. 10월 3일 실린 첫 번째 기사인 <중련판 비위 맞춰 돈으로 권력 사다, 전인대 부정부패 이끈 장더장>에서는 장더장을 ‘홍콩을 혼란시키는 4인방’ 가운데 우두머리로 꼽았다.

10월 7일 '성보'지는 <후사합니다, 왕점박이가 인지도를 원합니다>라는 광고 형식의 만화를 실어 세력을 잃은 장더장을 희화화, 야유했다.

이후 선전계통을 장악하고 있는 장쩌민파 상무위원 류윈산은 해외 순방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복귀했으며, '성보' 역시 기세를 낮추고 며칠간 잠잠해졌다.

반격 나섰다 ‘자승자박’한 류윈샨

친 장쩌민파 매체인 ‘환구시보’는 10월 12일 '성보'지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환구시보’는 <홍콩 ‘성보’의 돌변, 배후에 반드시 내막 있을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친 중앙정부 성향이었던 '성보'지가 돌연 장더장과 중련판, 렁춘잉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발광’에 가까운 정치적 공격으로 무척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심지어 '성보'지를 가리켜 ‘대기원성보(大紀元成報)’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베이징의 시사관찰자인 화포(華頗)에 따르면, 6중전회를 앞두고 공산당 내부에서 각 세력간 힘겨루기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성보'지가 장더장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시점이 무척 묘하다. 이는 내부의 권력 투쟁이 홍콩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시점에 ‘환구시보’가 '성보'지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아마도 류윈산이 독자적으로 계획한 바일 것이다.

룬궈즈에 따르면 ‘환구시보’는 친 장쩌민파 성향 매체로, '성보'지가 장더장을 공격한지가 꽤 되었음에도 줄곧 아무런 반응도 없다가 류윈산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사설을 낸 것은 장더장을 방어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수많은 ‘기밀’만 폭로됐다.

'성보'지 역시 10월 13일 <류윈산과 장더장 불장난이 화근 되다, 중국을 ‘지나’로 모욕한 청년신정당>과 <환구시보의 갖가지 몹쓸 행적들>이라는 기사 두 편을 실어 반격을 가했다. 류윈산 역시 '성보'지의 공격 대상이 됐다.

'성보'지는 기사에서 ‘홍콩에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소동과 ’환구시보‘, 그리고 입법회 등의 배후에는 바로 류윈산과 장더장 등의 이익집단들이 감독 노릇을 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환구시보가 상술한 사설을 발표하기 약 한 시간 전쯤,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의 지휘를 받는 중국망(中國網)에는 <18차 당대회 이후 언론계통 낙마 관료 다수 발생 … 후난, 후베이, 산둥 특히 심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이후 중국 내 각종 대형 관영매체 및 웹사이트들은 모두 해당 글을 옮겨 실었다.

이 글은 ‘언론 계통 관료들의 부패 사건을 조사처리, 공격하는 것은 지난 몇 년간 시진핑 반부패운동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밝히는 한편 최고검찰원과 중앙기율위 감찰부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언론계 관료 낙마 상황을 조사, 후난성과 후베이성, 산둥성에서 모두 관료 여러 명이 낙마했음을 발견했다.

룬궈즈에 따르면 류윈산이 ‘환구시보’의 반격을 지휘한 결과 오히려 공격 대상이 되고 만 것은 사실 자승자박이며, 시진핑 진영은 이미 이를 모두 계산에 넣은 채 류윈산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려왔을 것이다.

언론전이 보여주는 정국 핵심 문제

‘환구시보’는 '성보'지를 비난하는 내용의 12일자 사설에서 '성보'지가 파룬궁과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산당을 대변하는 양대 매체인 신화사와 인민일보는 10월 16일과 17일 연속으로 최근 가장 민감한 화제인 ‘파룬궁 수련자 생체장기적출’을 언급했으나, 이러한 보도는 생체장기적출 죄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전혀‘반박’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외부로 하여금 ‘지구상 전례 없는 죄악’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가지도록 할 뿐이다.

본지는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사회와 정국의 핵심 문제가 파룬궁임을 지적한 바 있다. 시사평론가 룬궈즈에 따르면 시진핑 취임 전후로 중국 시국이 민감해질 때마다 장쩌민파는 매번 파룬궁 문제를 이용해 시진핑의 발목을 잡고자 했다. 예컨대 2014년 6월 10일 장쩌민파는 암암리에 <일국양제 백서>의 발표를 조종, 홍콩에 일대 파장을 일으켰는데 6월 10일은 마침 장쩌민이 파룬궁 박해를 위해 설립한 ‘610’판공실의 설립일이기도 했다. 장쩌민의 생일인 2014년 8월 17일, 장쩌민파는 홍콩 전역에 있는 지하조직을 동원하는 한편 거액을 사용해 대륙으로부터 인원을 모집, 홍콩에서 ‘오큐파이 센트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도록 함으로써 외부를 향해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

시진핑 진영에 투신한 홍콩 언론들

본지가 과거 기사를 통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홍콩 및 대만 내 친공산당 매체들은 오랜 기간 장쩌민파에 장악되어 왔으나, 장쩌민의 세력이 약화되고 장쩌민파 인사들이 대거 숙청됨에 따라 장쩌민파의 주요 자금줄인 중석유(中石油) 등에 문제가 생겼고, 해외 언론을 인수하는 데 사용할 자금이 끊기게 되어 장쩌민파가 해외 언론에 수혈하던 자금 역시 끊겨나갔다. 이에 공산당 자금으로 운영되던 언론 가운데 다수가 전례 없는 경영난에 직면했으며, '성보' 역시 이런 언론 가운데 하나다.

2015년 7월 17일 '성보'지는 인쇄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인쇄판 발간을 중단하고 매일 한 차례 온라인판 발간만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정간 20일째 겨우 복간될 수 있었다. 본지 기자는 '성보'지가 홍콩 내 장쩌민파 세력에 대한 일련의 공격 움직임을 보인 후인 10월 16일, 17일 각각 직원 채용 및 광고주 모집을 안내하는 대형 광고를 실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룬궈즈에 따르면 작년까지 친장쩌민파 입장을 취하다가 부도 위기에 몰렸던 '성보'지가 올해 시진핑 진영으로 돌아선 이후로 명성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을 채용, 확장할 여력까지 생겼다는 것은 장쩌민파 세력이 하루가 다르게 쇠락해가고 있으며 이미 민심을 모두 잃고 막다른 길에 몰렸음을 시사한다. '성보'지는 장더장, 렁춘잉 등을 ‘홍콩을 혼란시키는 4인방’으로 낙인찍어 공격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외부를 향해 특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즉 과거 홍콩을 혼란스럽게 했던 정책들은 시진핑의 의도가 아니었으며, 다만 장쩌민파가 ‘홍콩의 혼란’을 정치적 무기로 삼아 시진핑의 사퇴를 강요하기 위해 벌인 일임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셰둥옌(謝東延)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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