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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국가’가 아름다운 이유는

기사승인 2017.03.13  05: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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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 유럽 국가들의 지도(Shutterstock)

현대 경제는 규모의 경제를 찬양한다. 더 큰 것이 더 저렴하고 더 효율적이며 더 좋다. 동일한 원리가 분명히 정부에도 적용된다. 하나의 단일한 큰 시장, 간소화된 규제,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이 번영을 더해준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레이 후안 카를로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독일 국적의 필립 바구스 교수에 따르면, 실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더 작은 조직단위가 더 유연하고 더 혁신적이며, 덜 위협적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적 유인과 역사를 분석한다. 더 작은 조직단위들이 더욱더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우리는 해낼 수 있다. 우리 스스로”라는 제목의 책으로 냈다.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이민자 위기와 관련해 말했던 슬로건, “우리는 해낼 수 있다”에서 따온 제목이다.
 

더 경쟁한다

"작은 정치 단위들 사이에는 경쟁이 조성된다. 그래서 세금인하와 규제감소 같은 더 많은 어드밴티지를 제공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시민들이 어느 주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국경이 붙어 있는 경우, 그곳을 쉽게 떠나버린다. 만약 짜르나 소련 시대의 러시아와 같은 광활한 나라에 산다면, 이동은 훨씬 힘들 것이다.

최근 대서양 양쪽 나라에서 시민들을 실망하게 했던 손으로 하는 투표보다, 나라를 떠나버리는 두 발로 하는 투표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

19세기 초반 독일에서는 로얄 바바리아의 한 시민이 생활조건이 더 좋다면, 이웃 비르템버그 왕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같은 지역에서 작은 정부 단위가 각기 다른 정부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보통은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서 쉽게 통합됐다.

19세기 미국도 연방 소득세가 없었고, 개별 주들이 경제적 유인책을 이용하여 우수한 인력을 데려오려고 경쟁했던 것이 사실이다.

“독일이 여러 주로 나뉘어 졌을 때, 주 정부들은 각기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자 평화로운 방법으로 서로 경쟁했다. 그 시기가 독일 문화의 전성기였던 ‘시인과 사상가들’의 시대였다”고 바구스는 말한다.

독일이 20세기에 동서로 분단된 뒤, 거대 소비에트제국이 장벽을 만들어, 주민들이 역외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게 폐쇄해 버리기 이전까지는, 공산주의 하에서 고통 받던 동독인들은 최소한 두 발로 투표해보려고 노력했다.

“동독에서는 벽이 필요했고. 쿠바에서는 상어가, 북한에서는 탄광이 필요했다. 경쟁적인 시스템 하에서라면, 이런 국가들은 국민이 하나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작은 나라들이 흔히 규모의 경제면에서 부족하긴 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수입품을 사들이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정책을 펴야 하는 데서 오는 이로운 점이 있다.

이 점이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네덜란드, 싱가포르, 홍콩 같은 작은 나라들이 더 큰 나라들 보다 1인당 GDP 숫자가 왜 더 높은가 하는 이유다.

더 작은 조직 단위들은 또한 서로서로 배울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주의 비슷한 환경에서 잘 작동되었던 건전한 정책을 가져와 채택하고, 다른 곳에서 잘 안 되었던 부분은 피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생기기 전, 유럽의 통화정책이 그러한 경우다.

“실험도 해볼 수 있고, 학습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가 독일의 통화정책을 베꼈다. 같은 정책을 펴는 거대한 하나의 나라라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더욱 평화롭게

독일의 주들 사이의 평화로운 경쟁은 두 개의 크고도 강력한 독일 정부, 오스트리아와 프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면서 끝이 났다. 결국 이로 인해 1871년 프러시아를 주축으로 제2 독일제국이 만들어 진다.

식민지 야심을 가진 이러한 거대 독일의 형성은 영국을 위협하였고, 결국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고 바구스는 주장한다.

“독일이 정치적으로 작은 단위인 채로 있었다면,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스마르크와 빌헬름 2세는 식민지를 원했다.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은 그렇지 않았다” 바구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은 나라들이 큰 주변국에 먹히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 자유 무역을 통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제공함으로써 가능하다.

리히텐슈타인(주민 35,000명)같은 작은 국가들은 그들이 소유하지 못한 상품 때문에 자유 무역에 의존한다. 그래서 가치 있는 뭔가를 수출함으로써 수입품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만약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 같은 작은 나라들이 무역을 통해 더 큰 이웃들에 연결되어 있다면 그들을 공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바구스는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한다.

반면, 일정수준의 경제적 자급자족을 이루고, 대중을 먹여 살리기 위해 무역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큰 정부가 더욱 공격적일 수 있고, 전쟁을 벌일 여유도 있다.

독일 제국이라는 이상을 팔면서 이웃나라를 집어 삼키는 것을 정당화했던 나찌 독일에 이 예가 적용될 수 있다. 바바리아나 헤세 같은 주들은 그런 사상은 꿈도 꾸지 않았다.
 

더 많은 책임

작은 나라들의 또 다른 이점은 정부의 책임과 공공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이다.

“더 큰 주는 당연히 사람들과 거리가 생긴다.” 바구스는 말한다. 만약 EU나 미 연방정부가 어떤 주 혹은 나라에는 인프라를 건설하고 다른 주나 나라에는 건설하지 않는다고 할 때, 어떤 투자가 더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지역적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

작은 시의 시장은 어떤 투자가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지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시민들 역시 연방 정부보다 시나 지역정부의 집행을 보다 손쉽게 통제할 수 있다.

"연방 수준에서는 시민이 정부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알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워싱턴에 말이 안 되는 정부 보조금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운전해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은 시에서라면 시민들은 그렇게 한다.“

큰 정부는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 정부 지출의 비용을 분배한다. 그래서 평균비용이 낮다. 만일 어떠한 프로그램 비용의 시민 당 부담이 10달러라면, 그것에 항의하기 위해 나서기는 경제적으로 의미가 적다. 하지만, 나라로서는 3억 1900만 달러가 든다. 다른 프로그램이 추가되면서 개인 부담은 늘어난다. 굳이 개인적으로 항의를 하거나 정부를 바꾸려는 비상한 노력을 할 이유가 정당화되지 않는 수천달러의 정부 비용에도 납세자들은 책임이 있다.

이것의 극단적인 예는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구제 금융을 ‘부실자산구제 프로그램(Troubled Asset Relief Program)’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다. 의회가 18개 금융 기관에 7000억 달러의 지급을 승인했다. 비록 전체 금액이 지출되진 않았고, 부실자산이 정부 구제금융 후에 회복되었기 때문에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조정 전 총 비용은 많지 않았지만, 2008년 가을에는 이 모든 돈이 위험에 처했었다. 18개 금융기관은 기관 당 평균적으로 390억 달러까지 골고루 받았지만 시민 당 평균 비용부담은 2200달러였다. 수십억 달러는 로비할 가치가 있지만 수천 달러는 그렇지 않다.

 

발렌틴 슈미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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