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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 그림자를 쫓는 반골의 르포라이터(상)

기사승인 2017.05.16  10: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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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두빈 씨는 한때 중국에서 보도사진을 가장 많이 낸 촬영기자로 활약했다가 현재는 중국의 진실한 모습을 영화와 책으로 알리고 있다.

장쩌민이 추진했던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렸지만 심각한 빈부격차, 극단적 황금만능주의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적당히 사회와 타협하면서 물질적인 번영만 추구하는 현 중국에서 르포라이터 두빈(杜斌)씨의 반골 정신은 군계일학에 비길만하다.

두씨는 중국 내 언론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중국의 진실한 모습을 세상에 알렸고 무뎌진 중국인의 마음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켰다. 독재 정권하에서 쉽지는 않았다. 중국 공산당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침묵을 깨기 위해선 과감한 불굴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는 산둥(山東)성 탄청(郯城)현 출신으로 현재는 베이징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과 취재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촬영한 사진은 지난 20년간 중국 신문에 가장 많이 게재됐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미국 타임지,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주요언론에 실리기도 했다. 2010년에는 인권 분야 보도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도상 ‘휴먼 라이츠 프레스’상을 받았다.

두씨는 중국의 인권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교도관 머리 위의 여자」 제작과 저서 <톈안먼 대학살>의 집필을 이유로 2013년 5월 말 베이징에서 당국에 납치돼 37일간 불법 구류됐다. 「교도관 머리 위의 여자」는 마싼자(馬三家)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여성 수감자를 일상적으로 학대한 실태를 폭로했고 <톈안먼 대학살>은 1989년 6월 4일, 베이징에서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위대가 중국 당국에 잔인하게 진압된 톈안먼사태를 다뤘다.

구류 이후 마싼자 강제노동수용소의 여성 학대를 담은 노씨의 저서 <칫솔>, <여성 수감자의 생식기 손상 증언>, <마싼자의 포효>, 그리고 톈안먼사태 당시 상황을 재조명한 <톈안먼사태>, <민원인>, <원귀(冤鬼)> 등은 올해 3월에 나온 신작 <창춘 대아살(大餓殺)>과 함께 현재 대만에서 출판되고 있다.

 

“책 내용이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와 매우 다른데, 모두 사실인가? 정보는 어떻게 얻었나?”

어떤 사람은 내가 중국의 그림자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 많은 중국인은 이런 그림자를 모르지만 나는 이것이야말로 중국의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국영 언론사에서 근무했을 때에는 나도 당국의 좋은 소식만 다뤘다. 그들이 좋아할 만한 뉴스만 찾았기에 내가 찍은 사진은 ‘광명일보(중국 중앙기관 언론)’를 제외한 중국 내 거의 모든 신문에 실렸다. 1999년에는 산둥성에서 보도사진이 가장 많은 기자에 뽑히기도 했다.

종종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았는데 당국이 인터넷을 봉쇄하면서 점차 검색되는 자료가 줄었다. 그러다 2004년에 우연히 미국 언론사 직원에게서 인터넷 봉쇄 돌파 프로그램을 구하게 됐다. 어찌나 흥분했는지 프로그램 CD를 받자마자 급하게 집으로 돌아와 작동시켜봤다.

그날 밤 나는 뛸 듯이 기뻐 한숨도 잘 수 없었다. 톈안먼사태와 파룬궁에 관한 정보, 마오쩌둥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것 등 그간 중국에서 결코 알 수 없었던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었다. 해외 인터넷에 접속하고 나서야 내가 보아온 중국의 모습이 허상임을 알았다. 인터넷 봉쇄를 돌파하기 전까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인터넷 사진)

하지만 알면 알수록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내가 지금껏 몰랐던 또 다른 중국에서 많은 사람이 비정상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 나는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았고 내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지난 십여 년간 정성을 다해 진실을 찾았고 내 눈으로 직접 보며 듣고 이해해 왔다. 매일같이 보는 끔찍한 상황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마음의 평정도 중요한데 나는 항상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집도 직장도 없지만 내가 하는 이 일은 그 이상의 큰 가치가 있다.

 

“중국의 지식인들도 중국의 여러 문제에 관심을 두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개선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파룬궁과 톈안먼사태는 금기로 여겨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은 이 문제도 건드리고 있다.”

나는 2004년에 정부에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인터넷 봉쇄를 뚫고 명혜망에 접속했다가 어느 파룬궁 수련자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 그는 2000년에 중앙정부에 파룬궁 탄압 중지를 호소하러 갔다가 구속됐는데, 발뒤꿈치 피부가 도려진 채 고문받아 사망했다. 나로선 상상할 수 없지만, 그가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된 것은 중앙정부에 민원을 제기하려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망한 수련자의 가족을 만나러 미리 연락도 않고 집에 찾아갔다. 엄청 긴장한 상태로 여러 번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없어 떠나려 할 무렵, 수련자의 아내가 돌아왔다. 내가 온 이유를 밝히자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긴장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더라.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 사진은 홍콩 잡지 ‘명보월간’에 실렸다. 이게 파룬궁 수련자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들을 보면 매우 온화한 느낌을 받는다. 자신이 겪었던 고문을 말할 때조차 마치 남의 일 말하듯 아주 온화한 태도로 말한다. 나는 ‘이것이 수련의 힘인가?’ 하며 감동하곤 했다.

다른 수련자들도 만나 탄압 경험을 들어봤다. 듣고 있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걸 정리하고 있을 때 불현듯 두려움을 느꼈다. 그제야 나는 그들의 경험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의식했던 것이다. 강제수용을 경험한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건 쉽지 않다. 내 경우에 운이 좋았고 내가 그들을 믿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15년 12월 14일 중국의 인권변호사 푸즈창에 대한 공판이 열린 베이징 제2중급 인민법원 앞에서 공안이 외신기자의 취재를 막고 있다.(사진=NEWSIS)

“뉴욕타임스에 있을 때 촬영한 사진이 중국 당국의 제지를 받은 적 없나?”

2008년 베이징에서 파룬궁 수련자 위저우(于宙)씨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는 성악과 악기 연주에 능한 음악가였는데 한 호텔에서 공연 리허설하고 아내와 돌아가는 길에 경찰에 납치됐다. 열흘 뒤 그는 베이징 구급센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병원은 명확한 사인을 밝히지 못했고 경찰은 부검하면 체포한다고 위씨 가족을 협박했다. 물론 이 정보는 인터넷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때 같이 붙잡힌 위씨 부인은 형이 확정돼 나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지만 위씨 누이를 만날 수 있었다. 누이가 보여준 위씨의 사진을 촬영해 뉴욕타임스에 게재했다.

얼마 뒤 외교부에서 그 사건을 보도한 기자를 불러 항의했다. 기사에 구속된 파룬궁 수련자 3000여 명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해 탄압받고 살해됐다는 내용을 문제 삼은 거였다.

중국의 실정과 지난 수십 년간 공산당이 해온 것을 잘 아는 외신 기자는 공산당에 불리한 보도를 할 경우 입국과 체류, 비자 신청과 갱신이 모두 거부되는 것을 잘 안다.

1976년 미‧중수교 이후부터 외신 기자가 중국에 체류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 당국의 감시를 받아야 하고 취재 목적으로 중국인을 만나기도 어렵다. 만약 전화로 중국인과 인터뷰를 약속하면 당국이 손을 써서 그 중국인이 인터뷰를 포기하도록 만든다. 연락이 안 되거나 연락이 되더라도 적당히 둘러대면서 만남을 피한다.

2012년에 알자지라(아랍계 위성방송 뉴스채널) 베이징 특파원이 중국의 강제노동수용소에 관한 영상을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매우 격분해 특파원을 추방하고 중국 내 알자지라 지국을 폐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내가 본 일부 외신 기자는 중국인을 만나거나 중국 내 사건을 보도하기 전에 ‘내가 이 사람을 만나면/이 기사를 보도하면 중국정부가 화를 내거나 비자 발급에 트집을 잡지 않을까?’라며 스스로 기사를 검열하더라. 중국정부를 화나게 해서 전전긍긍하느니 중국의 좋은 소식만 전하면서 공적을 쌓자는 거다.

 

중국부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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