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고사성어] ‘이판사판(理判事判)’의 유래

기사승인 2017.12.11  09:17:46

공유
default_news_ad2
(shutterstock)

요즘 모 TV 방송사에서 ‘이판사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법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이판’은 이(李)씨 성을 가진 판사를, ‘사판’은 사(史)씨 성을 가진 판사를 가리킨다.

그런데 원래 이판사판은 판사가 아니라 불교 승려와 관련된 말이다. 이판사판은 이판과 사판이 합쳐진 말인데, 이판(理判)은 참선 · 경전 공부 · 포교 등 불교의 교리를 연구하는 스님을 가리키며 일명 '공부승(工夫僧)'이라고도 한다. 사판(事判)은 생산에 종사하고, 절의 업무를 꾸려나가고, 사무 행정을 해나가는 스님들을 가리키며 '사무승(事務僧)' 혹은 '산림승(山林僧)'이라고도 한다. 산림(山林)이란 절의 재산 관리를 뜻하는 말로, 산림(産林)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집안 살림’할 때 ‘살림’이 여기서 유래됐다.

승려가 이판과 사판으로 나뉘는 것은 조선 시대이다. 조선 시대에 억불숭유 정책으로 불교계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에 일부 승려는 종이, 신발, 기름 등을 만드는 잡역을 해나가면서 사찰 유지에 힘쓰고, 또 다른 일부 승려들은 산속에 은둔하면서 수행과 참선에 몰두하면서 불법(佛法)을 유지해 나갔다. 이때 전자를 사판승, 후자를 이판승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불교계는 이판과 사판으로 나뉘어 각자 불교의 명맥 유지에 힘썼고, 그 덕분에 불교의 교리와 사찰이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이판사판은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스님을 뜻하는 이판사판이 왜 이런 부정적인 의미가 됐을까?

조선 시대에 불교가 탄압받으면서 승려의 지위가 최하 계층의 신분으로 몰락했다. 승려가 되면 도성 안에 드나드는 것조차 금지됐다. 이에 승려가 된다는 것은 이판이건 사판이건 구분 없이 인생의 막다른 곳에 이른 것으로 인식됐다. 결국, 이판사판이란 말은 끝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됐는데, 이러한 의미 변화에 우리나라 불교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자신이 힘든 상황에 부닥쳐 있다면 불교의 어려운 처지를 극복해낸 이판과 사판 스님들처럼 최선을 다해 그 상황을 극복해보자. 어쩌면 이판사판의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강병용 기자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많이 본 기사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