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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의 ‘깃털 부채’에 담긴 여인 이야기

기사승인 2018.01.05  11: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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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

중국이 낳은 천재 전략가 제갈량. 그는 중국의 삼국시대 인물로 천문학과 지리, 병법에 능통했으며 촉한(蜀漢)의 유비(劉備)를 섬기면서 후대에 놀랄만한 업적을 남겼다.

그의 어린 시절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실 그는 8~9살이 될 때까지도 말을 하지 못했다. 집이 가난한 탓에 아버지는 그에게 인근 산에서 양을 방목하는 일을 시켰다.

산에는 도관(도교 사원)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백발의 도사가 살았다. 도사는 매일 도관을 나와 산책하다가 제갈량을 만나면 마치 어른을 대하듯 말을 걸어 왔다. 제갈량은 말을 못했기에 도사에게 몸짓, 손짓으로 즐겁게 답했다.

도사는 제갈량이 마음에 들어 제자로 삼기로 했다. 그리하여 제갈량의 말을 못하는 병을 고쳐준 뒤 제갈량에게 “집에 가서 내 제자가 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려라. 나는 네게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물론, 천문지리와 음양 팔괘, 병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부모님이 동의하시면 매일 이곳에 공부하러 오거라"라면서 "하루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그 후 제갈량은 궂은날, 마른날 가리지 않고 매일 도관을 찾았다. 머리가 좋아 한 번 들은 말이나 훑어본 문장은 다 기억했다. 도사는 열심히 제갈량을 가르쳤다.

7~8년이 지났을 무렵, 제갈량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폭우를 만났다. 마침 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작고 허름한 절이 보였다. 비를 피하고자 절로 막 뛰어가니 웬 젊은 여인이 제갈량을 맞이했다. 긴 속눈썹에 아름다운 큰 눈을 가진 여인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어느덧 비가 그쳐 이제 가려고 하자 여인이 말했다.

“오늘 우리는 인연이 있어 만났습니다. 이제부터 산을 오가거나 목이 마르고 지칠 때, 언제든지 이곳에 들러 차를 마시고 쉬어 가셔요.”

절에서 나온 제갈량은 ‘지금까지 이 길을 수없이 다녔는데, 여기에 사람이 사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지 않은가?’라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그후 절에 자주 갔다.

여인은 언제나 친절했고 직접 요리해 대접했으며 식후에는 같이 바둑과 장기를 두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제갈량은 도관에 비해 이 절에 있으면 기분이 매우 상쾌해지고 좋다고 여겼다. 이때부터 공부에 열중하지 않았고, 생각도 집중되지 않아 도사가 말한 것을 금방 잊어버리곤 했다.

제갈량의 모습에 크게 낙담한 도사는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다. ‘나무를 자르기는 쉽지만 키우는 것은 어렵다. 나는 무척 오랜 시간을 허비한 것 같구나.’ 제갈량은 도사에게 머리를 숙여 “저는 스승님의 은혜를 저버리는 일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도사는 제갈량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네가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해 필요한 사람으로 키우고자 네 병을 고쳐주고 나의 제자로 거둬들였다. 몇 년 전에는 총명하고 노력하는 아이였는데 지금은 게으른 자가 되어버렸구나. 이러면 아무리 영리해도 소용없다.”

또 “바람이 불어도 나무는 흔들리지 않으며 배가 흔들리지 않으면 물은 탁해지지 않는 법이다”라면서 정원의 나무에 등나무가 얽힌 모습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나무는 무엇 때문에 기운을 잃고 성장하지 못하는 것 같느냐?”

“등나무가 나무를 휘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에 돌이 많고 흙이 적으면 어린나무는 성장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단 뿌리를 내린다면 가지를 뻗고 더위나 추위에도 강한 튼튼한 나무로 성장하지. 반면 등나무에 얽힌 나무는 자라지 못한다. 나무에게 척박한 환경보다 더 두려운 것은 부드러운 등나무인 것이다.”

제갈량은 고개를 수그렸다.

“스승님은 다 알고 계셨습니까?”

도사는 어두운 낯빛으로 조용히 일렀다.

(Photo AC)

“네가 친하게 지내는 그 여인은 보통사람이 아니다. 여인은 본디 천궁의 한 마리 학이었으나 서왕모(王母)의 복숭아를 훔쳐 먹고 인간세상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런데도 반성하고 노력해서 공부하지는 않고 미인으로 둔갑해 그저 놀고먹고 있구나. 너는 여인의 미모에 반한 나머지 여인의 게으른 일면을 보지 못했다. 너도 그처럼 한다면, 평생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게야.”

제갈량은 당황해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여쭈었다.

도사는 “그 학은 매일 밤 새벽 1시에 본래 모습으로 변해 천하(天河)까지 날아가 목욕을 한다. 그때 방으로 들어가 여인 옷을 불태워 버려라. 그 옷은 학이 천궁에서 훔쳐온 것이다. 옷이 타버리면, 학도 다시는 미녀로 둔갑하지 못한다”라고 알려주었다.

제갈량은 도사가 알려준 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도사는 제갈량이 나가려 하자 지팡이 한 개를 건네주며 “학은 절이 불타는 것을 보고 즉시 돌아올 것이다. 만약 너를 공격한다면 이 지팡이를 휘둘러 쫓아버려라. 꼭 명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날 새벽 1시, 제갈량은 살며시 절에 들어가 학의 옷을 태워버렸다. 바로 그때 불길을 본 학이 돌아와 부리로 제갈량의 눈을 공격했다. 제갈량은 지팡이를 휘둘러 학을 바닥에 쓰러뜨리고 꼬리를 붙잡았다. 학은 저항하다가 제갈량의 손에 꼬리 깃털을 남기고 도망가 버렸다.

꼬리 깃털을 잃은 학은 더는 천궁 학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는 천하에서 목욕할 수 없었고 영원히 인간 세상에 남아 백조무리에 섞여 살았다.

이후 제갈량은 다시 학업에 공을 들였다. 그는 이 교훈을 잊지 않으려 꼬리 깃털을 간직하면서 항상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가르침을 다 전한 도사는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도사는 떠나기 전 자신이 쓰던 물건을 제갈량에게 주었다. 그것이 바로 제갈량이 즐겨 입던 ‘팔괘 옷’, 즉 도사의 옷이었다.

제갈량은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도록 학의 꼬리 깃털로 부채를 만들었다. 그리고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면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려 노력했다. 제갈량의 깃털 부채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방지유 기자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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