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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사발의 기도

기사승인 2018.01.09  1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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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손영준


      사발의 기도

      불 들어간다!
      불 들어간다, 얘들아
      들리느냐, 화염의 아우성이

      잉걸불이 일렁인다
      이제 잠시 숨을 멈추어라
      보이느냐, 불의 몸부림이

      불꽃이 쇳물보다 곱다
      때가 됐느니, 눈을 감아라
      느끼느냐, 불의 혼을

      밤새 주름 하나 더 는
      저 도공의 마음으로 기도하라

      만월(滿月)의
      그 올찬 원만(圓滿)을 떠올리며

      만공(滿空)의
      그 공(空)한 비색(翡色)을 노래하며

 

몇 줌 흙이 흰 사발이나 푸른 자기로 태어나려면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온전히 거쳐야 합니다. 고령토를 주무르고 빚고 말리는 것이 물리적 변화 과정이라면, 가마에 넣어 굽고 식혀 성질을 바꾸는 것은 화학적 변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어렵지 않은 과정이 있겠습니까만, 전문 도예가들은 ‘불 다루기’가 가장 힘들고 어렵다고 합니다.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불과 씨름을 하노라면 기진맥진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처절한 몸부림과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흙의 물성이 완전히 바뀌어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난다고 하니 수행자의 수련 과정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이제 그 흔한 사발 하나 간장종지 하나라도 하찮게 다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혁 고문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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