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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희생자 기념비와 탈공산화 물결

기사승인 2018.01.11  10: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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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에서 세계 최초로 건립된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공원‘에서 2007년 6월 12일 추모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공개된 약 3미터 높이의 청동상은 1989년 당시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세워진 ‘민주의 여신상’을 본뜬 것이다. (KAREN BLEIER/AFP/Getty Images)

2007년 6월 1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세계 최초로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동상이 세워졌다. 3미터 높이의 청동상은 양손에 횃불을 높이 들고 있는 젊은 여신으로, 1989년 당시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세워진 ‘민주의 여신상’을 본뜬 것이다. '민주의 여신상’은 천안문 광장에 세워진 지 며칠 만에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에 의해 철거된 바 있다. 추모 동상 앞뒷면에는 각각 ‘1억 명의 공산주의 희생자들과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념하며’와 ‘공산당의 만행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와 인민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라는 추모의 글귀가 새겨졌다.

특별한 기념비

1.1억 명의 목소리

2006년 9월 27일 아침, 워싱턴 DC에서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사업이 시작됐다. 해당 기념사업은 미국의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Victims of Communism Memorial Foundation, 이하 VOC)이 추진한 것으로 기획에서부터 착공까지 십여 년이 소요됐다. VOC는 여러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한 끝에 민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 정부는 추모공원 부지를 제공했으며 일부 사립 재단과 워싱턴 근처 베트남 공동체, 에스토니아인ㆍ라트비아인ㆍ리투아니아 공동체가 후원했다. 중국인들 역시 적극적으로 금전 지원에 나섰다.

리 에드워드(Lee Edwards) 재단 의장은 기념비 정초식 행사에서 “이는 세계 첫 번째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동상으로 공산당 정권의 만행으로 희생된 1억 명 인민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말했다. 또한 “추모 동상의 설계 초안은 베를린 장벽, 브란덴부르크 성문, 천안문 민주의 여신상으로 세 가지였는데, 동유럽 국가 대표와 구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발트 3국이 만장일치로 천안문 민주의 여신상을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의회 의원인 다나 로라배커(Dana Rohrabacher)는 이 행사에서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동상은 마땅히 민주의 여신상을 본떠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여신상은 아직도 공산주의의 통치를 받고 있는 중국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이 추모 동상은 중국 인민이 공산주의에서 벗어났을 때 진정으로 완성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2.부시 대통령의 공산주의 질책

2007년 6월 12일은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베를린 장벽 앞에서 “이 장벽을 허물어 버리시오”라고 말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공산주의 희생사 추모 기념 행사장을 찾은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동상은 자유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을 반영”한다면서 “자유의 불꽃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타오르고 있다”고 연설을 통해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를 공포주의에 빗대며 “이 이데올로기가 1억 명에 달하는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면서 “공산주의라는 미명 하에 희생된 원혼의 절대적인 수치는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에 희생자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공산주의가 중국과 소련에서만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북한, 캄보디아,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베트남, 동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명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들 뒤에는 유가족의 몰락과 꿈을 잃은 사람들의 인생사가 감춰져 있다. 이들의 생명은 전제주의자들에게 무참히 짓밟혔다”고 말했다.

또한 “공산당 정권은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성과 기억까지 말살하려 했다. 이 동상의 건립과 함께 우리는 피해자들의 인성과 기억을 회복시키려 한다. 이 추모 공원을 위해 정초식을 치르는 이유는 우리가 20세기에 저지른 죄를 기록해 후손들이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동상의 건립 의의를 밝혔다.

그는 ‘자유의 횃불은 무엇을 연상시키는가?’라고 자문한 뒤 추모 동상에 숨겨진 상징에 대해 설명했다. “설계자들은 이 기념비에 베를린을 동서로 나눈 베를린 장벽이나 냉혹했던 구소련의 굴라크(Gulag) 수용소, 또는 백골이 널려 있는 크메르 루즈(Khmer Rouge)의 ‘킬링필드’와 같이 억압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묘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 여신상의 손에 자유의 횃불을 쥐게 해 희망의 이미지를 묘사했다. 이는 공산주의 희생자와 공산주의에 맞설 용기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 기념비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산주의의 만행을 일깨워 준다면서 “여신상은 우리에게 수천만 명을 학살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의 숨통이 붙어 있는 한 이에 대한 투쟁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2007년 6월 12일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동상 제막식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부시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위키백과)


공산주의가 무엇을 가져왔나

1900년대 인류사회는 가장 참혹한 죽음과 인권의 비극을 목격했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바로 이 막대한 재난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집권한 국가에서는 무고한 생명이 학살되고 물질적 재부가 박탈당했으며 문화유산의 파괴는 물론 거짓말과 폭력이 난무하고 진실은 은폐됐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세뇌 당하고 이화돼 공산당의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했고 배려와 신뢰를 잃어버렸다. 공산주의의 해체만이 이 모든 사악한 학설의 행위를 근절하고 생명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 러시아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가 70년 동안 소련을 시험에 빠뜨린 것은 국민들에게 있어서 큰 비극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공산주의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공산주의는 그저 아름답지만 어리석은 유토피아일 뿐이다. 비록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공산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우리는 국민들이 점차 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미 타계한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에 대해 “이 유토피아는 우리에게 지구상의 천국을 보여주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굴라크 군도를 낳아 수많은 사람들에게 끝없는 고통과 유린을 가져다주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빅토르 유시첸코(Viktor Yushchenko) 대통령은 “공산주의는 사악함 그 자체이다. 공산주의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절대권력이다. 이 절대권력 앞에서 사람은 그저 도덕과 영혼을 잊은 비(非)인류, 즉 동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브란덴부르크에서 있었던 연설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50년대 니키타 흐루시초프(Nikita Khrushchyov)는 ‘우리가 결국 너희를 땅에 묻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 서방국가에서 우리는 자유로운 세계를 보았고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번영의 시대를 맞이했다. 반면 공산주의 세계에서는 낙후한 기술, 국민의 건강수준 악화 등 실패를 보았으며 심지어 가장 기본적인 삶의 수요도 만족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서양의 자유민주체제와 공산주의가 국가에 가져온 각각의 결과를 비교했다.

또한 그는 “전제주의 국가가 가져온 것은 낙후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의 정신에 폭력을 가하고 인류의 창조와 기쁨 및 신앙에 대한 충동을 억압하기 때문이다. 전제주의자들은 사랑과 신앙의 상징적인 사물도 자신들을 향한 무례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자유에 대한 선언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그날 이미 “40년 후 이곳은 가장 위대하고 피할 수 없는 결과와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유가 번영을 가져다주고 국가 간의 오랜 갈등이 평화와 우정으로 바뀌는 일이다. 자유가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2009년 11월 10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한 남성이 공산당 집권 피해자 2만 명의 이름이 쓰여 있는 기념비 앞에서 가족의 이름을 찾고 있다. 불가리아를 45년 동안 지배했던 공산당은 이미 자취를 감췄다. (DIMITAR DILKOFF/AFP/Getty Images)

전 세계의 탈공산화 중대사

1950년대부터 러시아,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레닌을 포함한 기타 공산당 인물의 동상이 잇따라 철거, 훼손됐다. 또 많은 학자들은 공산정권의 만행과 악행을 연구 하는 데 몰두했다. 공산당의 지배를 받던 사람들도 민주와 자유를 갈망하며 이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1989년 동유럽 지역의 민주화 운동을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탈공산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발트의 길’은 세계인들에게 탈공산화에 대한 결심을 서게 한 계기가 됐고 그 후 헝가리, 불가리아, 폴란드, 동독, 체코, 로마니아, 알바니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등에서도 공산당의 시대가 잇따라 막을 내렸다. 그리고 1991년 12월 25일 소련이 해체됐다.

유럽에서 시작된 탈공산화 운동은 관련 법률제정, 공산주의사상 전파 금지, 공산주의 적폐 청산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일부 사건들이다.

•1997년 「공산주의 흑서: 범행, 공포, 탄압」(The Black Book of Communism: Crimes, Terror, Repression)이 프랑스에서 출판됐다. 이 책은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처형, 추방, 공산주의 정책으로 인한 기근 등 공산권 국가에서 일어난 정치적 박해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후에 하버드 대학교가 영문판으로 출판했고 독문판에는 동독의 소비에트 연방에 관한 공산주의 역사 부분이 추가됐다.

•1998년 12월 폴란드 의회가 법률제정을 통해 ‘민족기억연구소(Institute of National Remembrance)’를 설립했다. 이 기구는 공산당 통치 당시의 정치적 박해 사건들과 관련한 조사를 펼쳤다.

•2004년 5월 리투아니아가 공산주의와 나치즘을 범죄로 규정하고 공산주의를 금지했다.

•2004년 말 본지가 발표한 사설 ‘지우핑(九評) 공산당’이 공산주의와 중국 공산당의 악한 본성과 역사적 만행을 폭로했다. 이는 많은 중국 대륙에 탈공산주의 열풍을 일으켰고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이론지침서가 됐다. ‘지우핑’은 ‘9개의 원자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중국 공산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공산주의 운동과 중공 생존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2006년 1월 27일 46개국으로 이루어진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가 결의안을 통과시켜 처음으로 공산정권 체제 하에서 벌어진 만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동유럽 공산국가에게 교과서 수정 및 공산정권 체제의 희생자에 대한 기념비 설립 등을 요구했다. 이는 나치즘에 대한 유럽의 공개 지적 이후 50년 만에 일어난 또 다른 극권 적폐에 대한 공개지적이다.

•2007년 6월 12일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비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세워졌다.

•2009년 9월 캐나다의 국가자산위원회가 ’자유찬양’ 단체의 제안에 동의해 수도에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비를 세웠다.

•2010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불가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체코 등 각국의 외교부장관이 EU 회원국 내의 공산주의 상징물 사용 금지를 요구했다.

•2010년 7월 26일 캄보디아 특별법정이 크메르루즈 형무소장 카잉 구엑 에우(Kaing Guek Eav)에게 35년형을 선고한 뒤 무기징역으로 형기가 연장됐다. UN과 캄보디아가 공동 관리하고 있는 이 법정은 2003년에 세워졌으며 폴 포트 정권설립 심판을 담당했었다.

•2014년 8월 7일 캄보디아 특별법정은 범죄도모, 대량 학살을 죄목으로 크메르루즈의 전 지도자 누온찌어(Nuon Chea)와 키우썸펀(Khieu Samphan)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5년 4월 9일 우크라이나 의회가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내 공산정권 상징물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징물은 구소련 시기의 국기, 휘장, 국가, 낫과 망치, 별 등을 포함한다. 그밖에 공산당의 상징, 당 지도자의 초상화 및 당 지도자의 이름으로 된 도로명, 공산당 관련 TV프로그램, 당 지도자의 연설 인용 등이 금지됐다.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표현이 포함된 도로 및 도시명이 모두 수정됐다.

•2016년 5월 폴란드의 ‘탈 공산주의법’이 대통령 서명을 거쳐 실시됐다. 이 법안은 공산주의 선전 및 다른 극권주의 제도 설립을 금지하고 있으며 공산주의 및 극권주의 성향의 이름을 가진 전국 각지의 광장, 거리, 도로, 다리, 지역 등의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2017년 6월 22일 폴란드 의회는 법률 수정안을 통과시켜 1년 동안 공공장소의 모든 공산주의 또는 극권주의의 상징물과 찬송가, 조각상, 기념비 등의 철거를 명령했다.

•2017년 10월 30일 구소련 당시의 정치탄압 희생자 기념비 ’비극의 벽’이 세워졌다. 이는 러시아에서 전국적 의미를 지닌 첫 번째 기념비이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기념비의 제막식에 참석해 헌화했다. 그는 “우리의 의무는 기억하는 것”이라면서 소련 공산당의 잔혹한 정치적 박해를 언급했다. 특히 이것이 씻을 수 없는 만행임을 강조했다.

2013년 7월 13일 사람들이 루마니아 시게트(Sighet) 박물관을 관람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형무소 유적지를 활용해 공산주의 정권의 만행을 폭로하고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DANIEL MIHAILESCU/AFP/Getty Images)

결론

자유의 횃불은 미국의 수도를 지키며 말없이 서 있다. 이제 그 햇불은 또 다른 상징으로 거듭나게 됐다.

2017년 6월 9일 20여 개국에서 온 주미 대사관 대표와 글로벌 단체 및 인권단체 대표 수백 명이 워싱턴에 세워진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비에 헌화를 했다.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 리 에드워드(Lee Edward) 의장은 “소련 공산당과 같은 공산주의는 모두 역사의 뒤안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공산주의, 특히 중국 공산당의 진상을 밝혀야 할 때입니다. 중국 공산당 정권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평론가 후핑(胡平)은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비는 중국의 민주 여신상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중국인에게 있어 감개무량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계는 중국과 공산주의가 우리에게 가져온 재앙을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땅과 국민들은 여전히 공산주의의 통치에 고통 받고 있다. 중국인들은 무엇을 책임져야 할까?

공산주의에 맞선 것으로 유명한 체코의 소설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이를 “기억과 망각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과거를 잊지 말고 어제로부터 오늘을 반성해야 한다. 또한 세계 속의 자유의 물결을 보고 미래의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 1억 명의 희생자와 계속된 인권탄압은 지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한 대답과 선택이 바로 우리가 완성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

청샤오룽(程曉容·대기원 시사평론가)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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