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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 스타 ‘얼음꽃’ 소년...뉴스에 가려진 중국 현실

기사승인 2018.01.15  1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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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윈난(雲南)성 자오퉁(昭通)시에서 8살 소년이 엄동설한에 도보로 등교해 눈이 머리카락에 얼어붙어 ‘얼음꽃’이 됐다. 현재 중국에는 안전하고 따뜻한 교실과 가정이 없는 ‘얼음꽃’ 아이들이 수만 명에 이른다.(웨이보 사진)

중국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사건들은 왜 눈물과 아픔을 동반하는가? 어째서 정부는 항상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진 뒤에야 움직이는가?

1월 9일, ‘얼음꽃’ 소년 왕푸만(王福滿)이 일명 ‘인터넷 스타’에 등극했다. 올해 고작 8살인 왕푸만이 고픈 배를 움켜쥐고 영하 9도의 혹한을 뚫고 한 시간 가까이 걸어서 등교한 것이 계기였다. 이 소년이 윈난 자우퉁시 루뎬(魯甸)현 신제(新街)진의 좐산바오(轉山包) 초등학교에 도착했을 때 머리와 눈썹에는 온통 ‘얼음꽃’이 붙어 있었다. 이를 본 담임교사가 소년의 ‘백발이 성성’한 머리와 얼어붙은 얼굴을 촬영했고, 이를 교장이 인터넷 상에 올렸다. 이 사진은 곧바로 누리꾼들의 광범위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너무 가슴 아프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나서 소년에게 겨울옷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부는 이를 '빈곤구제 정조준'(精准扶貧)’에 대한 풍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의 교장은 현재 좐산바오 초등학교 교실에 아직 난방 시설이 없으며 이를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얼음 꽃’ 소년, 자오퉁이 화제를 모으자 정부가 나타났다. 그리고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중국 언론은 1월 10일 ‘공산당 청년당 윈난성 위원회, 윈난성 청소년 발전기금회, 윈난성 자원봉사자 협회가 1월 9일 ‘청년의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을 조직하고, 경제적으로 불우한 청소년과 고아들에게 사회적 관심과 온기를 나누어 주자고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정오에는 윈난단(雲南團)이 왕푸만의 초등학교와 인근 고산지역 학교의 학생들에 1인 당 인민폐 500위안 상당인 ‘난방 보조’를 지원했다.

보도 사진에는 기부자 측이 학교에서 행사를 하는 모습이 보이며 새 옷을 입은 아이들이 줄을 서서 표가 그려진 종이에 지장을 찍고 있었다. 공식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윈난 청년기금회가 여러 방식으로 보온 기금 약 30만 위안을 모금했으며, 모금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복 지원, 난방기 설치 등 이러한 일들이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졌다. 중국의 빈곤 구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누리꾼이 호소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거쳐 자금이 모여야만 이루어지는 빈곤 구제인 것이다. 여기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정부로서의 직무를 다하지 못하고 매번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왕푸만의 머리에 얼음 꽃이 맺히지 않았다면, 그의 담임선생님이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다면, 학교장이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았다면, ‘청년의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이 조직됐었을까? 다음 해, 또 그 다음 해에도 아이는 손에 동상을 입지 않고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우멍(烏蒙)산의 겨울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 아닐까?

본인은 ‘얼음 꽃’ 어린이의 집을 방문해 사진 몇 장을 보았다. 아이의 집은 매우 가난했다. 왕푸만과 10살 된 누나는 흙으로 지어진 낡은 집에 서 있었고, 실내는 어수선했으며 모두 낡은 물건뿐이었다. 아이들의 부모는 외지에서 나가 일하느라 남매가 할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했다. 매일 걸어서 등교하고, 돼지를 돌보아야 했다. 얇게 입은 왕푸만은 베이징에 가서 대학 공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득 또 다른 ‘인터넷 스타’인 장시(江西)성 류밍후이(劉明輝)가 떠오른다. 2년 전 8살이었던 류밍후이가 생계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매일 만 개의 훈툰(餛飩,국물용 만두)을 빚어 화제를 모은 바 있었다.

현재 중국의 빈곤 인구는 어느 정도 일까? 2014년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현행 기준 중국의 빈곤 인구는 7017만 명이다. 2012년의 빈곤구제 기준은 연간 소득 2300위안(약 37만원) 이하다. 이 또한 얼마나 슬픈 기준인가.

2300위안에 대비되는 중국 공산당 관료의 비리 액수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당 관료들의 탐욕을 조금만 줄여도 얼마나 많은 가정과 학교가 난방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가난한 학생들이 방한복을 입고 다닐 수 있었을까. 대물급 탐관오리이자 전(前) 윈난성 서기였던 바이언페이(白恩培)는 재직 당시, 골프 게임 한 번에 만 위안에 달하는 돈을 걸었고 뇌물로 받은 금은보석을 산처럼 쌓아 놓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과연 마음속으로 한 번이라도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관영언론은 왕푸만이 ‘전국의 누리꾼을 감동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감동’ 뒤에는 말할 수 없는 고난과 불공평이 숨겨져 있다. ‘얼음 꽃’은 ‘격려극’이 아니라, 국민의 슬픔이자 집권당의 치욕이다. 어떤 이는 ‘네가 겪은 고난이 너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라고 썼다.

중국에는 왕푸만과 같은 아이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에게는 안전하고 따뜻한 교실도 없으며, 가정도 없어 항상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그들은 매일 매일을 험난한 길을 걷듯 버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단지 ‘미래를 밝혀줄’ ‘고생’으로만 치부할 것인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할 때이다.

청샤오룽(程曉容·대기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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