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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작물 재배법, 인간은 무엇을 잃는가

기사승인 2018.04.05  12: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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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과학적 재배로 인해 생산량은 늘었지만 채소가 원래 가지고 있던 영양소와 생명력은 파괴됐다.(Tomohiro Ohsumi/Getty Images)

일본에서 백여 년 전부터 시작된 고기와 유제품 위주의 서양식 식습관은, 원래 육식이 주가 아니었던 일본인에게 전례 없는 건강 재앙을 가져왔다. 채소와 과일의 영양소 및 식이섬유의 섭취가 심각할 정도로 줄어든 것이 그 이유였다.

1977년 맥버건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미국인은 육류 위주의 식습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날 많은 미국인과 유럽인은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섭취한다.

신야 히로미(新穀弘實)는 일본의 유명한 의학박사이자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교수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자연환경에 따라 함유된 영양소 종류가 서로 다르며 일본에서 재배되는 채소의 영양소는 미국 채소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했다.

과학적으로 재배된 채소와 인간

신야 박사는 인간이 과학이라는 미명하에 자연법칙을 거스르고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을 언급했다.

오늘날 채소의 과학적 재배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하우스 재배, 화학비료‧농약 사용일 것이다. 이러한 재배법을 통해 작물이 필요로 하는 적정한 온도가 유지‧관리되고, 병충해와 눈‧비 등 자연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줄며, 성장기간도 단축돼 경제적 이익이 늘어나는 것임은 틀림없다.

이러한 방식은 공장의 생산처럼 채소를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게 하지만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무엇보다 토양을 매우 황폐하게 만든다. 미생물과 기타 생물들이 농약으로 거의 소멸되면 토양은 양분을 잃고 생명력을 상실해 결국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재배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학비료로 재배한 채소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보기엔 그럴듯하나 생명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걸핏하면 병에 걸리고, 쉽게 벌레에게 먹힌다. 온실에서 과하게 보호받고 자란 꽃처럼 조그만 상처에도 시들해지고 자연이 주는 시련을 견디지 못한다.

오늘날 인류 역시 온실에서 자란 채소와 같다. 각종 약물에 의존하고 가공식품을 섭취하면서 너무 많은 ‘인공 비료’를 흡수하고 이 때문에 서서히 자연의 생명력을 잃고 있다. 사회 전체가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고 호소할 때, 우리는 일찍이 인간의 생활 방식과 성장 과정이 현대 채소재배법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우스 재배는 햇빛을 차단해서 채소나 과일이 자연적으로 항산화물질을 생성하는 것을 막는다.(Shutterstock)

햇빛이 줄면 채소의 항산화 물질도 줄어

하우스 재배는 미국에서 볼 수 없다. 한때 일본에서는 하우스 재배를 일본식 채소 재배의 자부심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는 일본의 전통 과학이 아닌 현대 과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우스 재배의 목적은 온도를 관리하고 해충을 방지하는 것 등이다. 신야 박사는 “인간은 단지 눈앞의 이익만 보고 자연생태계 파괴가 가져오는 피해는 보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햇빛을 차단되면 채소의 영양소는 크게 감소한다. 특히 현대인이 선호하는 ‘항산화 물질’이 그렇다. 항산화 물질은 노화방지와 무병장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햇빛이 차단될 때 식물 내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난다. 원래 식물은 동물처럼 태양을 피해 자리를 이동할 수 없고, 고정된 채 한 곳에서만 산다. 그래서 대자연은 태양의 강한 에너지를 견딜 수 있게 식물에게 강한 능력을 주었다.

우리는 자외선이 인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안다. 식물은 자외선을 피해 움직일 수 없기에 산화되지 않으려 항산화 물질을 다량 만들어낸다. 바로 이 점이 식물의 타고난 능력이다. 그러므로 자연적으로 재배된 채소에는 하우스 채소보다 몇 배나 많은 비타민A‧C‧E와 각종 항산화 물질이 함유돼 있다.

미국 채소가 일본 채소보다 영양분이 많은 이유는 미국 토양이 일본보다 양분 함량이 높고 미국 채소가 자연환경에 직접 노출돼 햇빛을 흠뻑 받기 때문이라는 게 신야 박사의 추론이다.

요즘은 어려서부터 얼굴에 작은 반점이 가득한 아이들이 많다. 우리 같은 중년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현상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어렸을 때 반점이 뭔지도 모르고 자랐고 스무 살이 넘거나 아이를 낳고 나서야 조금씩 피부에 관심을 가지면서 반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평소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항산화 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영양소를 얻지 못하는 것이 아이들의 피부와 건강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벌레가 채소에 머물 때 채소는 효소를 자동으로 분비하고, 벌레의 갑각류 안에 있는 영양분을 흡수하여 자신의 양분으로 만든다. 그들은 상호작용하며 함께 살아간다. (Shutterstock)

독소로 그치지 않는 농약의 유해

신야 박사는 살충제가, 매우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자연계에 엄청난 피해를 안긴다고 지적한다.

벌레라면 질색부터 하는 사람들은 그저 편협한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볼 뿐 대자연의 체계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해충이라는 단어도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과 관련해 만들어낸 표현일 뿐이다. 해로운 곤충, 이로운 곤충이라는 표현은 모두 인간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자연은 이런 인위적인 개념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하나의 체계로서 상호 보완적이다. 여기에 인간이 개입하면 채소는 해를 입는다.

사람들은 채소를 보호하려 벌레를 내쫓기 시작했지만 사실 벌레는 채소의 영양소를 증가시킨다. 채소는 벌레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키틴’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키틴은 주로 게나 새우에게서 발견되지만, 벌레 껍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벌레가 채소에 머물면 채소는 필요한 효소를 자동으로 분비하고, 벌레가 남긴 키틴을 흡수해 자신의 양분으로 삼는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들은 상호작용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농약을 사용하는 인위적인 재배법은 이렇듯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을 끊어놨다. 토양에 흡수된 농약은 벌레를 쫓아내면서 토양 속에 자생하는 미생물까지 없애버려 토양을 척박하게 만들었다.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는 작물도 농약이 흡수돼 본래 가지고 있던 영양소가 줄어들었다. 이렇게 재배된 작물은 그대로 인간의 식탁 위에 올려져 인간에게 해를 주기 시작했다.

신야 박사는 단지 ‘상호작용의 파괴’를 예로 들었지만 문제는 더 심각하다. 사람들은 농약을 살포했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여기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몸이 곧바로 반응하지 않으며 심각한 중독증상이 즉각 나타나지 않을 뿐이다.

미량이라도 농약을 오랫동안 섭취하면 암에 걸릴 수 있다. 오늘날 높은 암 발병률과 질병사망률을 생각해보라.

인공적인 것을 멀리하라

신야 박사는 현대인이 작물의 영양보다 외관을 중시해 혹여나 잎이 벌레에 먹힐까봐 두려워하지만 사실 작물의 외관이 상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보기 좋은 채소는 영양가가 없고,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일본의 호박은 감촉이 매우 부드럽지만 손가락으로 찌르면 안으로 푹 패고 쉽게 썩는다. 그러나 미국의 호박은 날카로운 칼로 힘껏 내려찍어도 자르기 어렵다. 이것은 농약 등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하우스에서 재배한 일본의 채소가 미국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 잘 보여주는 일례이다.

일본은 십여 년 전부터 유기농 재배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후 유기농 식재료가 마트 진열대에 등장했으며 인터넷에서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보편화됐다. 유기농 식재료가 절대 저렴하지 않지만 신야 박사는 그것을 ‘생명의 가격’이라 생각하라고 한다. 인간은 음식을 먹으면서 영양분을 흡수하고 생명을 유지한다. 그렇다고 무슨 음식이든 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등급이 다른 영양소는 등급이 다른 신체를 만들며 건강한 음식은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음식을 먹지 않으면 건강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선한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 설탕, 소금, 샐러드기름, 심지어 쌀까지 인공적으로 합성되거나 정제된 식품들은 모두 위험하다. 화학비료처럼 영양소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자주 병에 걸리게 한다. 인공적인 것을 멀리해야만 신체를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할 수 있다.

글 바이위시(白玉熙)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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