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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두려운 것은 무역전쟁보다 '서구의 각성'

기사승인 2018.04.19  1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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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3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Getty Images)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 양도 압박’과 ‘지적재산권 탈취’ 등 불공정 무역 행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 사항을 발표했다. 미국에 수출되고 있는 500억 달러(한화 약 53조 3900억 원) 규모의 중국 상품을 겨냥하여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지시가 공개된 직후 베이징(北京)은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1000억 달러(한화 약 106조 7800억 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했으며, 이에 베이징은 ‘전격 반격’의 뜻을 내비쳤다.

양국 간의 무역전쟁에 관한 분석은 이미 여러 차례 개진된 바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중국 GDP의 4%였던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미국 GDP의 0.7%에 불과했다. 중미 간 무역 전쟁이 촉발된다면 중국이 받는 경제적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미 간 분쟁이 ‘입씨름’에만 머물고 아직 실제 사태로 번지지 않았음에도 중국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중국 내 미국산 대두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쑨리핑(孫立平) 칭화대 교수는 중미 관계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 “‘미국과 끝까지 대결하겠다’고 외치는 고위 관료, 어용 문인, 언론의 경고는 결국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능력이 없다’, ‘무역 전쟁은 미국에 ‘타격’의 문제지만 중국에는 ‘생존’의 문제’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베이징이 보여준 반응을 분석해보면,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고위 관료들은 승산 없는 도박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인민의 이익이 희생될 것은 필연적이다.

중미 무역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의 입장이 곤란해졌지만, 필자는 중국의 숨통을 더 옥죄고 있는 문제는 취임 후 약 1년 동안 서방 세계를 설득해 중국을 경계하도록 유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세계가 점차 중공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및 이민과 관련한 장벽을 높이고, 이와 더불어 ‘대만 여행법’에 서명하는 등 일련의 강성 조치를 강행한 이후, 호주 총리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향한 중공의 침투에 대해 “호주 국민은 일어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간섭 방해와 관련한 신규 법안을 제정했다. 뉴질랜드는 중국인의 투자 이민 신청의 거부율을 높이며 서방 세계의 움직임에 동참했다. 또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지나치게 중국 친화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중공은 서방 세계가 주도해온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밖에도 테레사 메이 영국 수상은 베이징 방문 당시 ‘일대일로’ MOU 각서 서명을 거부했다.

중공의 최대 위협 요인인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 국가 및 우방국들과의 담판을 통해 세력을 결집시키고 있으며, 경제, 정치를 포함한 다양한 방면에서 중공의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3월 26일 미국 정부가 중공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EU와 일본도 미국의 제소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국가들은 중미 분쟁 절차에서 중국 측이 ‘중대한 무역 이익’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일본 재무장관은 “지적재산권 집행 방법과 관련해 미국의 생각에 동의하며, 미국과 함께 자유 무역 체계를 수호하겠다”고 선언했다. 2016년 말 EU와 일본은 “중국의 시장 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2. 얼마 전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자유무역협정’(이하 NAFTA) 변경 문제를 우호적으로 협상하길 바라며, NAFTA에 중대한 발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NAFTA 협상을 위해 매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일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일본 수상은 4월 각각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세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서방 자유무역 수호 문제를 토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에서 현재의 중미 관계에 대응하기 위해 뜻을 모을 예정이다.

4. 오스트레일리아,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11개국은 지난달 중국을 배제한 채 보다 선진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하 CPTPP)에 공동으로 서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동의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된다면 CPTPP 재가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5. 트럼프 대통령은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우호적 무역 파트너”라고 말하며 4월 중순 콜롬비아를 방문하고, 이후 페루에서 열리는 미대륙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목적은 라틴 아메리카에 침투한 중공의 경제적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함일 것으로 추정된다.

6. 미국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3월 베트남에 도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베트남 방문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미국은 자국의 해군력이 해당 지역에 주둔한다는 사실을 과시하며, 인근 국가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지역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둘째, 베트남은 미군의 남중국해 주둔을 지지하며, 미군의 존재가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7.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 멕시코,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한국, EU 등 미국의 우방국들이 모두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관세 부과의 일시적 면제를 선언했는데, 이는 전통적 우방국들을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두면서 중공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미국은 또한 철강과 알루미늄 과세면제 대상에서 중국이 유일하게 제외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독일 언론은 3월 연이어 평론을 내놓았는데, 주된 관점은 “유럽과 미국이 서로 대립해서는 안 된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중공의 불공정 무역 수법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은 ‘워싱턴과 함께 투쟁하자’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WTO는 더 이상 자유 무역을 효과적으로 감독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줄곧 기존의 규칙을 파괴하는 행보를 일삼았다. 베이징의 국가 자본주의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누리고 있는 것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게 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최근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 등의 서방 기업을 인수했다. 따라서 유럽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최대한 피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등한 대우를 요구해야 한다.

독일 언론 ‘한델스블랏(Handelsblatt)’은 ‘무역마찰 앞에서 유럽은 선택해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분석은 틀리지 않았다. 베이징은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거의 없다” “EU는 중국에 동등한 기회를 요구해왔다. 중국이 자국 내 외국 기업에 대한 처우를 바꾸지 않는다면, 유럽도 유럽 내 중국 자본 기업에 대한 제한을 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캐나다 언론 ‘글로벌 메일(The Globe and Mail)’에 게재된 평론은 “보복을 택하는 방식은 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벗어난 행위다” “전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행보는 세계 무역 체계의 핵심 기관인 WTO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중국을 비판했다.

서방 언론의 논조는 중공에 대한 서방 세계의 시각을 반영한다. 세계 무역 규범 위반, 타국 기술의 절도, 지적재산권 침해 등의 행위가 이뤄진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공이 어떻게 변명하건 그것은 자국민에 대한 기만에 불과하다.

많은 중국인이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추진한 강경책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발전이 억압받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중공’과 같은 개념이 아니며, 중국인을 해하고 있는 중공의 궐기는 결코 세계의 복음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의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력이 성장함에 따라 중공은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세계로 침투해 영향력을 키워왔다. 중공이 외치는 ‘글로벌화’의 이면에는 세계 질서를 바꾸려는 야심이 숨어 있다. 그러나 중공의 야심은 세계 경제와 융합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세계 경제를 분열시키고 있다. 중공은 세계 질서와 중국 경제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아닌 새로운 경제 구역의 신설을 꾀하고 있다. 스스로 규칙과 제도, 무역 모델을 만들어 세계를 조종하고, 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경제적 제도를 퍼뜨리기 위함이다.

전 세계의 경제가 중국의 손에 넘어가고 정치적으로 중공의 대리인이 나선다면, 정치·경제·문화·인권 등의 분야에서 발생할 재난은 더 이상 중국인만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것이다. 중공과 북한, 기타 테러 조직은 모두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현 미국 정부는 이러한 위협에 대해 명석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방사회의 힘을 모아 중공을 억제하려는 시도는 하늘의 뜻에 따르는 것이며, 더불어 온갖 고난을 견뎌온 중국인에게는 복음(福音)이 아니겠는가?

저우샤오후이(周曉輝·중화권 시사평론가)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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