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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미망(迷妄)

기사승인 2018.06.17  06: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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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迷妄)

세상모르고 요람에서 놀 적에
어찌 무덤을 떠올렸으랴
어머니 품이 곧 천국이었으니

혈기방장(血氣方壯) 두 발로 섰을 때
어찌 늙음을 헤아렸으랴
힘이 곧 세상의 질서였으니

어느새 육십갑자가 한 바퀴 돈 후
들뜬 춤사위가 사그라들고
세월이 유난히 빠르고 나서야

이만큼 와있는 하늘을 느끼며
육신은 오행 중에서 떨고
마음은 삼계 속에서 탄다

며칠 전, 내가 젊었을 적에 잠시 배움을 청한 한학자 한 분의 부음을 받았습니다. 노년에 몹쓸 병을 얻으셨나 봅니다. 임종을 앞두고 카톡으로 보내온 고백이 많은 걸 생각게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글 일부를 공유합니다. “무심 도인도 몸이 아프지 않을 때 하는 말이고 만사가 고(苦) 아닌 게 없습니다. …… 생로병사 윤회의 고리를 끊고자 한 것은 분명한데 나서 (그걸 이루지 못하고) 늙어가는 것도 유쾌한 일이 아니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평생 유가와 불교 경전을 공부하며 삶과 죽음을 강론한 분도 이럴진대 범부야 오죽하겠습니까.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 대다수는 살기 바빠서 정신없이 바둥거리다 어느새 사그랑이가 돼가는 자신을 보면서 허망해하지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을 의미 있게 매동그리지 못하고 곱다시 맞이하는 죽음 앞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인생무상을 느끼는지요.

자기 자신을 절실히 사랑하기 위해 조용히 눈을 감고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멈추어야겠지요. 어쩌면 지금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조용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가늠해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다 보면 이생의 삶 이후의 길과 맞닥뜨릴 수도 있겠지요.

홍성혁 고문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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