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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P2P' 붕괴로 경제위기... '민스키 모멘트' 임박?

기사승인 2018.09.21  13: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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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증권회사에 모인 중국인 주식투자자들의 모습 (STR/AFP/Getty Images)

최근 P2P(개인 간 금융거래) 붕괴 사태로 중국에 '민스키 모멘트'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름에서 유래된 ‘민스키 모멘트’란 자산 가치가 갑자기 붕괴하는 시점을 말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민스키가 내놓은 두 가지 주요 지표인 과도한 부채, 높아지는 레버리지 비율이 심각할 정도로 표면화되고 있다. 중국 금융위기가 전개 단계에 이르렀고 민스키가 설명한 장기 디레버리징 사이클 국면에 접어든 것은 틀림없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이 민스키 모멘트에 곧 이르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던 경제 전문가들이 주장의 근거를 갖게 된 것이다.

중국은 '민스키 모멘트'를 어떻게 지연시킬까?

서구식 개념을 도입해 중국의 국내 문제를 해석하다 보면 중요한 제도적 요인들을 간과할 위험이 있다. 민스키는 미국의 민주주의 정치 체제하의 시장 경제를 배경으로 민스키 모멘트를 주장했으나, 중국은 미국과는 달리 전체주의적 정치 통제하의 불완전한 시장 경제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체제 간에는 현저한 차이점이 여럿 존재한다.

미국의 시장 경제는 기본적으로 사유재산권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은 규제 기관이나 시장 감시자 정도에 그친다. 이러한 체제에서 정부는 석유나 토지 등과 같은 다양한 자원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지 않을뿐더러 다국적 기업을 소유하지도 않는다. 자극제 역할을 할 새로운 경제 정책을 내놓는다거나 특정 부문에서의 개발을 제한할 뿐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세금 감면을 통해 미국으로 자본을 재유치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정부 자신이 시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정부는 국유화를 통해 경제를 지배하고, 땅과 삼림, 광물 등의 자원을 독점한다. 중국 당국이 국영기업을 지휘하고 모든 토지는 궁극적으로 정부 소유다. 또한 중국 정부가 시장의 규제자이기 때문에 정부는 선수이자 심판으로서 중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참여한다.

서구의 경우, 중앙은행은 정부와는 별개의 기관으로 존재하며 독립적으로 금융정책을 펼친다. 인플레이션 통제도 중앙은행의 임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정부와 협력해야 했던 2008년 금융 위기 때를 제외하면, 미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연준의 일상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 연준은 주로 금리의 인상 및 인하를 컨트롤하면서 미국 경제를 통제한다. 반면 중국 중앙은행은 자치권이 없고 온전히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귀속된다.

2011년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 ‘누가 중국의 금융정책을 결정하는가?’에 인용된 한 내부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중국의 금융 정책은 다양한 정부 기관, 수수께끼 같은 존재의 위원회, 그리고 공산당의 보편적 영향 사이에서 나온 결과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중국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주요 국가들이 중국과 경제 정책을 조정하기란 매우 힘들어진다. 세 번의 임기를 지낸 저우 샤오촨 중앙은행 총재는 '정치적 자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금융정책 의논 과정에서 종종 배제되곤 했던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근원적 차이점으로 인해 중국 정부는 그 어떤 서구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를 조종하고 개입하는 권력을 누리고 있다.

중국 금융업계의 시스템 리스크, 과도한 악성 부채를 껴안고 있는 은행, 은행 대출 중에도 가장 리스크가 큰 부동산 담보 대출과 국영기업 대출, 올해 연이은 채무불이행을 촉발한 어마어마한 지방정부 부채와 그림자 금융 시스템 하의 다양한 금융 플랫폼과 관련된 채무불이행 위험 등, 눈앞에 닥친 수많은 금융 재앙을 고려하면 이런 식의 정부 개입이 불러올 부정적인 면은 명확해 보인다.

이 모든 것은 중국 정부가 리스크 헤지를 위해 통화 도구에 계속해서 의존해온 결과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이 금융 쇼크를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은 서구보다 훨씬 더 우세하다. 예를 들면, 오래된 금융 도구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중국 정부는 리스크에서 벗어나려고 새로운 통화 정책을 계속해서 내놓을 수 있다.

최근 몇 년간은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데 의존해왔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투자로 ‘공간으로 시간 벌기’ 전략을 채택해 아프리카를 미중 무역전쟁의 제2의 전선으로 설정하고 중국의 경제 전략적 지위를 다시 포지션닝했다. 또한 P2P 사태 등을 지시하고, 지방 정부의 재정 위기를 지연시키며, 자금 전환 능력이 약화되는데도 오히려 자금 전환을 꾀하는 등 ‘시간으로 공간을 버는’ 지연 전략을 이용하기도 한다.

경기 하락 시기에 중국은 어떻게 리스크를 해결했나

중국 당국은 막강한 권력에 수반되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 60조 위안(약 9800조 원)에 달하는 지방 정부 부채, 부동산 거품, 수백만 명의 투자자가 저축금을 잃게 된 P2P 사태 등 어느 때건 폭발할 수 있는 금융 위기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 모든 위기를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기는 이미 설치된 폭탄과도 같아 제어된 방식으로 폭발하기 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이런 선택지조차 없다. 경제 위기가 발발한 후 여파에 대한 경감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마음대로 경제에 개입할 수 있는 통제받지 않는 권력에 의존해서, 상황을 평가하고 피해 규모가 가장 작을 것으로 예측되는 위기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 중국 정부는 P2P 산업이 붕괴하도록 방관하면서 금융 시스템에 가해지던 압력을 일부 이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P2P 사태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자살을 기도했다는 보도가 최근 며칠간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다. 하지만 놀랄 일도 아닌 것이 6월 중순 궈슈칭 중국 은행 감독 위원회 위원장이 루자쭈이 금융포럼에서 연설한 내용에 중국 당국의 의도가 드러난다. 그가 제안한 위기 대처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금융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고, 제어 폭파해서, 압력 실험을 시행한다.’ 궈슈칭 위원장은 특히 P2P 투자자들에게 10% 이상의 수익이 있는 투자가 있을 것이란 생각 자체를 완전히 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수많은 폭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체 작업은 차근차근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P2P를 정부의 첫 '제어 폭발물'로 설정하면서 두 가지 고려를 했다. 첫 번째는 1조 3000억 위안(약 213조 원)에 이르는 P2P 대출 업계는 중국 금융 부문 자산 총액 252조 위안(약 4경 1300조 원)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부분이라는 것이다. 다른 부문에 비해 P2P 대출 붕괴로 인한 영향이 훨씬 적다. 두 번째, ‘금융 난민’의 수가 수백만, 수천만에 이르러도 정권에 유의미한 위협이 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접근법에 굉장히 익숙하며 이러한 방법을 수차례 사용해왔다. 예를 들면, 주룽지 전 총리 시절, 악성 부채에 대응하기 위해 네 개의 주요 자산 관리 기업들이 설립됐는데, 이들은 악성 부채를 쪼개고, 재포장해 중국 금융시스템 작동 원리를 이해해 중국 시장으로 진입하기를 필사적으로 원하던 해외 투자 은행들에 매각했다. 원자바오 총리 시절에는, 중국 정부가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악성 부채로 신음하던 몇몇 국유 상업 은행들을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건하고자,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해외 은행을 유치하기도 했다. 두 경우 모두 금융 공황이 성공적으로 완화됐다.

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약 650조 원)을 시장에 투입했던 중국 정부는 2009년 세계 최대 화폐 발행국이 됐다. 이후 화폐 공급과잉을 해지하기 위해 주식 시장과 부동산이라는 두 가지 '통화 보유고'에 의존해왔다. 2015년 주식 시장은 5.28 포인트 하락했고 시장 가치는 4조 위안 감소했다. 지난 6월 19일, 중국 주식시장이 급격히 추락해 2조 위안 이상의 시장 가치가 증발해 버리고 말았다.

2009년 이래 중국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정부는 거의 모든 은행 대출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됐다. 수차례의 부동산 투기 광풍 결과, 이전 시기에 축적된 레버리지 대부분이 부동산 매입자에게로 전환됐다. 그 결과 수년에 걸친 ‘부동산 재고 정리’는 자산 소유주와 정부를 기득권자로 바꾸어 버렸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지방 정부, 부동산 개발업자, 그리고 부동산 매입자가 모두 국유 상업 은행의 자본을 빌려 쓴 채무자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어마어마한 양의 은행 악성 부채를 감당해야만 한다.

한편 자산 가치가 절하될까 두려워하는 부동산 소유주는 부동산 거품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정책을 지지한다. 예를 들어 올해 중국 전역의 지역 정부들은 공인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2년간은 어떠한 부동산 거래도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이 가진 의도는 부동산의 유동성을 규제하고 중앙은행이 화폐를 추가 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국과 중국이 전혀 다른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으므로, 미국에서는 정확하게 리먼 브라더스 파산 시점인 리먼 모멘트가 민스키 모멘트가 됐지만, 중국의 경우 모든 조건이 성숙됐음에도, 경제를 조작하고, 여러 수준에서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을 동시에 유지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특유의 혁신적 간섭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화력발전, 전해 알루미늄, 건축 자재, 철강 원자재, 석탄 등 정부의 정책적 대출 지원이 없던 부문들은 잇달아 그 생산성이 감소했다. 전반적인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P2P 붕괴와 같은 특정 금융 병증들에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중국은 민스키 모멘트를 조금 뒤로 미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채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 편집자 주: 허칭롄은 저명한 중국 전문 경제학자이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1990년대 중국 경제 개혁 부패에 관한 <중국의 위험>과 중국의 언론 조작 및 제약을 다루는 <안개 속의 검열: 중국의 언론 통제>라는 책을 저술했다. 현대 중국의 사회 경제 문제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허칭롄(何清漣·재미 중국경제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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