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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HRW, 북한 성폭력 실상 보고...文대통령에 인권문제 거론 촉구

기사승인 2018.11.07  1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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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HRW)가 10월 30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관리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2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이유 없이 밤에 눈물이 나요: 북한의 성폭력 실상>은 너무도 만연해 일상적인 삶의 한 부분으로 간주되는 북한의 성추행과 성폭력 실상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탈북민들은 휴먼라이츠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권력자가 여자를 '찍으면' 그 여자는 그것이 성관계이든 돈이든 그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증언했다.

2018년 11월 1일 서울에서 열린 휴먼라이츠워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HRW 사무총장 케네스 로스 (ED JONES/AFP/Getty Images)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Kenneth Roth)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성폭력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대응하지 않으며, 널리 용인되는 비밀"이라면서 "북한 여성들도 어떤 식으로든 사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면 '미투'라고 말하겠지만 김정은 독재정권 하에서는 그들의 목소리가 침묵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중 단 한 명만 신고를 시도하고 다른사람들은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신고하지 않은 여성들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또는 보안원을 신뢰하지 않고 또 보안원이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탈북여성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최근에 미투라는 것을 접했다. 이것을 보며 북한에는 왜 미투가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됐다"며 "북한은 권력층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권력층에 의해 모든 것이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곳 여성들은 미투라고 소리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 1일 서울에서 열린 휴먼라이츠워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이소연 뉴코리아 여성연합 회장 (ED JONES/AFP/Getty Images)

또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은 북한 내에서 성폭행 당하고, 성추행 당하고, 강간을 당하는 여성들이 이것이 성폭행을 당한 것인지 모른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성폭력이 잘못됐다는 생각, 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북한에 살면서는 결코 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성폭력 피해 탈북여성 김은아 씨가 HRW에 증언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011년 이후 북한을 탈출한 54명의 탈북민과 북한에서 관리로 일했던 8명의 탈북민을 인터뷰했다. 북한에서 구금 시설에 수감된 적이 있는 8명의 탈북민 여성은 보안성(경찰)이나 보위성(비밀경찰) 소속의 심문관과 구금 시설 관리, 감시원 등으로부터 성폭력과 언어폭력, 모욕적인 처우를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북한 장마당에서 장사를 했던 여성 21명은 장사를 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이동하면서 보안원 등 관리들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탈북 웹툰작가 최성국 그림 (휴먼라이츠워치)

양강도에서 장사를 했으며 2014년에 탈북한 오정희(가명, 40대)씨는 “장마당 단속원이나 보안원들은 자기들이 내키는 대로 장마당 밖에 어디 빈 방이나 다른 곳으로 따라 오라고 한다"면서 자신도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그들은 우리를 (성) 노리개로 생각한다. 우리(여자들)는 남자들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오씨는 또 성폭력이 너무도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남자들은 그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자들도 그냥 받아들이게 됐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어쩔 때는 갑자기 이유 없이 밤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함경북도에서 장사를 했으며 2014년에 탈북한 윤미화(가명, 30대)씨는 중국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혀서 2009년에 청진 집결소에 수감됐을 당시 겪었던 일을 이렇게 증언했다. "밤마다 담당관을 따라가 강간 당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 중에 특히 끔찍한 담당관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사람이 잔인하기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날마다 새 수감자들이 들어올 때마다 그 담당관은 건수를 잡아서 그 중 한 명을 잔인하게 폭행했다. 그래서 자신이 뭐라고 하든 무조건 복종하게 만들었다."

양강도에서 농사를 지었고 2011년에 두 번째 탈북에 성공한 박영희(가명, 40대)씨는 "내 목숨이 그 사람의 손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었고 묻는 말에 다 대답해 주었다. 내가 달리 뭘 할 수 있었겠는가? 북한에서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불법이 될 수 있는데, 그 말은 모든 것이 나를 조사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라고 증언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 정부가 성폭력 문제를 인정하고, 경찰과 검찰 및 법원이 성폭력을 범죄로 간주해 필요 시 신속하게 사건을 조사해 기소할 것을 요구했다. 또 북한 정부가 재활 건강과 성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상담, 의료 및 법률 지원, 여성들이 고통을 극복하도록 돕는 프로그램 등 성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도 "여성에 대한 폭력은 가정에 국한되지 않으며 공공 장소에서 여성들이 맞거나 성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증언들을 소개했다.

"북한의 경제적 상황은 절망적이어서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려고 한다"라고 HRW의 엠마 달리 이사는 설명했다.

"많은 여성들에게 '뇌물'이란 돈보다는 성적인 것이다. 그들은 정부관리의 성관계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면 모든 것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생계 수단을 잃을 뿐만 아니라 수감되거나 노동수용소에 보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탈북 웹툰작가 최성국 그림 (휴먼라이츠워치)

2014년 탈북한 강원도 출신의 40대 박솔단 씨는 HRW에게 검표원, 보안원, 비밀경찰과 같은 기차를 타는 사람들은 원치 않는 성행위를 경험하거나 목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2012년, 그녀는 기차를 타고 보안원 탑승 칸을 지나다가 여성 승객과 성관계를 갖는 보안원을 보았다. "나는 그들을 보고 생각했다. '여자가 불쌍해. 너무 예쁘거나 뇌물을 줄 돈이 충분하지 않았던 거겠지... ' 이런 관계는 합의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박씨는 증언했다.

"보안원들이 순찰을 나가 예쁜 여자를 보면 잘못이 없나 찾으려고 노력한다. 신분증, 여행권 등 필요한 모든 서류가 있더라도 '이게 잘못이고 저게 잘못됐네'라고 말하는 보안원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 사무총장은 “북한 여성들이 가족을 먹여 살릴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설 때 정부 관리들에게 강간 당할 위험을 무릅쓰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인정하고, 여성들을 보호하며,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구제책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문제는 북한 당국이 의지가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는 고칠 수 있는 문제다. 수년이 걸리는 어떤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북한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의지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고칠 수 있다"고 로스 사무총장은 말했다. 이어 보고서는 "북한 정권을 위태롭게 하려는 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욕 연방 검사 출신인 로스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에 비핵화 협상에서 인권 문제 역시 제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북한과 먼저 비핵화에 대해 얘기한 후 나중에 인권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매우 근시안적이다"라며 "김정은의 조건에만 맞춘 대화이고 북한 정부가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는 것 같이 대하는 것이다. 마치 북한이 걸으며 동시에 껌을 씹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양 정부는 두 가지 안건에 대해 협상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과의 대화 우선순위에서 비핵화에 인권 문제가 밀리고 있는데, 주민들의 교육과 보건, 주거 등에 쓰여야 할 자금이 핵 개발 프로그램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만큼 비핵화와 인권을 따로 떨어뜨릴 수 없다”며 “인권 존중이 비핵화로 나아가는 솔루션”이라고 조언했다.

조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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