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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가 지원하는 ‘공자학원’에 공자가 없다?(상)

기사승인 2018.11.09  14: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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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공산당이 혐오했던 공자...‘선전 모델'로 둔갑

오늘날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이 과거 그토록 혐오했던 공자를 저승에서 다시 불러냈다. 지하에 있던 공자는 이제 중국공산당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교육부에서 관할하는 ‘공자학원’의 전속모델이 된 것이다. 사진은 중국 창춘시에서 개최된 공자 탄생 기념식 장면.(Getty Images)

‘공자학은 명성이 높으나 실제로는 쭉정이나 겨에 지나지 않는다’

마오쩌둥이 문학가이자 정치가였던 궈모뤄(郭沫若)에게 보낸 시에 실린 구절이다. 그는 1966년 한 외빈에게 “문화대혁명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바로 각 방면에서 공자의 영향을 제거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오쩌둥은 일찍부터 공자와 공자 사상을 혐오했었다. 문화대혁명이 시작된 이후 마오쩌둥의 수하였던 캉성(康生)은 공자묘를 파헤치라고 지시했고 1966년 11월, 공자의 묘는 철저히 파헤쳐지고 유린당했다.

오늘날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이 과거 그토록 혐오했던 공자를 저승에서 다시 불러냈다. 지하에 있던 공자는 이제 중국공산당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교육부에서 관할하는 ‘공자학원’의 전속모델이 된 것이다.

전명용 전남대 교수는 국내 한 일간지에서 “(중국의) 현 사회주의 정권은 공자를 죽이면서 탄생했고, 공자를 죽이면서 세워졌던 정통 사회주의 정권은 공자의 탈을 쓰고 다시 완전히 변형된 모습으로 부활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공자학원과 공산당의 유착 실태

공자학원은 쉽게 말해 독일문화원이나 영국문화원과 같은 중국형 문화원이다. 2004년 11월 서울에서 최초로 문을 연 이래로 현재까지 138개국, 525곳에 설립돼 있다. 그러나 다른 문화원과 달리 공자학원은 교육방침, 강사, 자금 및 조직구조까지 중국 교육부 직속 기관인 국가한반(國家漢班)의 철저한 통제를 받고 있다. 이곳은 공식적으로는 교육부 소속이지만, 실 운영 책임자들은 모두 공산당 출신 원로다. 총책임자 자리에 전 부총리였던 류옌둥을 앉힌 것만으로도 중국 당국이 공자학원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공자학원은 공산당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문화원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소프트파워’를 키우겠다는 취지로 공자학원 설립 비용 약 654만 위안(약 10억6600만 원)과 매년 20억 위안(약 32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전 세계 공자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공자학원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공자의 이름으로’에 출연한 민주운동가는 “중국 농촌에서는 매일 60곳의 학교가 폐쇄돼 아동 학습 환경이 부족한 반면 해외에서는 매년 공자학원이 신설되고 있다”고 중국의 거꾸로 된 교육 투자 시스템을 비판했다.

미국에서만 110개의 공자학원이 유치원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 들어서 있다. 한국의 경우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공자학원이 전국의 대학교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공자학원의 역할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공자학원이 폐쇄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각 나라에 퍼져있는 공자학원은 중국 당국의 경제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의 선전도구로 낙인찍혀 퇴출 당하고 있다. 사진은 공자학원 퇴출을 요구하며 시위 중인 미국 시민들.(대기원)

각 나라에서 퇴출되는 공자학원

중국 당국의 경제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공자학원은 전 세계 각 대학으로부터 쫓겨나고 있는 추세다.

▶ 2013년 캐나다 맥매스터대는 이 대학 공자학원의 한 강사가 “내가 파룬궁 수련하는 것을 학원이 못하게 한다”고 폭로하자 신앙에 대한 박해라고 인정해 대학 측이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파룬궁은 ‘진선인’(眞善忍)에 따라 심신을 닦는 기공 수련으로 장쩌민 전 주석이 1999년 7월 박해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수많은 수련자가 고문과 생체장기적출 등으로 박해를 받고 있다. 2014년에는 토론토 교육부가 “중국공산당이 공자학원을 체제 선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공자학원과의 협력관계를 단절했다.

▶ 미국에서는 2014년 9월 시카고대가 처음으로 공자학원 폐쇄를 결정했다. 이 대학에선 교수 100명이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의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학문적 자유를 짓밟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펜실베이니아대도 2014년 10월 “공자학원이 정치적이며 순수한 학문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공자학원을 퇴출시켰다. 2018년 4월에는 텍사스주립대가 이 학교에 고급교육과정을 개설한 공자학원의 2개 클래스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고, 노스플로리다대학도 2019년 2월 공자학원의 문을 닫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 유럽에서도 2013년 9월 프랑스의 리옹 제2대학교와 제3대학교가 중산대학교와 합작 설립한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2015년엔 스웨덴의 스톡홀름대학, 독일 슈투트가르트미디어대학 등이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의 관계자들은 “공자학원이 순수한 중국 문화 전파보다는 자국 정부나 공산주의 선전 도구로 활용돼 대학 측의 불만을 샀다”고 전했다.

대학 스폰서로 학술 활동 관여

그러나 대학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공자학원의 경제적 지원에 발이 묶인 학교들도 있다.

재정 곤란을 겪고 있는 세계의 많은 대학은 ‘인심 좋은’ 후원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은 이런 대학들을 타깃으로 삼아 대학 내 공자학원을 주둔시키고 대학의 스폰서로 나서며 학술 활동에 관여한다. 다음은 공자학원을 유치한 대학에서 벌어졌던 일화들이다.

▶ 미국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배서니 알렌-에브라히미안은 올 2월 미국 조지아주 사반나주립대 초청으로 강연을 갔다가 행사 팸플릿 연사 소개란에 자신의 대만 취재 경력이 삭제되는 경험을 했다. 게다가 ‘홍콩의 민주화 시위, 위구르와 티베트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 시진핑 주석의 언론과 인터넷 통제’ 등에 대한 그녀의 강의가 끝나자 이 대학 공자학원 원장이 그녀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왜 중국을 비판하는가. 학생들에게는 중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한다. 당신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모른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공자학원 강사였던 소니아 자오는 “학생들이 티베트나 다른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 나에게 물었을 때 나는 내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내가 베이징에서 강사 연수를 받는 동안 그들은 ‘이것에 관해 말하지 말라. 학생들이 고집을 부리면 당신은 주제를 바꾸거나 공산당이 선호하는 것들을 말해주도록 하라’고 강요했다”고 털어놨다.

▶ 호주의 명문 시드니 대학은 2013년 공자 학원을 통한 중국의 지원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취소했다.

▶ 2014년 포루투갈에서 열린 중국 연구학회에서는 한 공자학원의 책임자가 대만에 대한 자료에 항의해 자료는 회수되고 학회 프로그램에서도 대만 관련 페이지가 삭제됐다.

▶ 뉴욕의 한 주립대학 공자학원 원장은 대학 내 게시된 포스터 중 대만을 언급하는 것들을 차례대로 찢어버렸다. 이날 공자학원을 담당하는 중국 교육부 관계자가 방문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 태국 동방대학의 공자학원은 중국과 태국 교사, 지원자들을 모아 놓고 정권찬탈 60주년 열병식을 시청하게 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통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체제 선전을 일삼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공자학원은 공자의 이념과 사상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들은 공자의 이름을 도용해 학생들을 무장 해제하게 만든 후 공산당 이념을 시나브로 주입하고 있다.(하편에 계속)

이혜영·유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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