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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주민감시 신분증 ‘조국카드’... 中 ZTE 제품"

기사승인 2018.11.21  13: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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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식량, 보건 등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보조금 지급과 연계해 전 국민 스마트 신분증 카드로 ‘조국카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국 기업 ZTE의 관련 데이터베이스및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축이 중심 역할을 했다고 로이터가 15일 보도를 통해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위한 신분증명서를 만들려던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베네수엘라 법무부 관료들을 중국의 기술 중심지 선전에 파견했다.

당시 파견 대표단은 거대 통신회사 ZTE 본사를 방문, 중국 정부가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국민들의 사회, 정치, 경제적인 행태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드 사용 시 수집된 정보를 저장한 광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다면, 정부는 시민 개개인의 재정 상태에서부터 질병 이력과 투표행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대표단 기술고문이었던 안토니 다퀸(Anthony Daquin)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나는 당시 우리 정부도 시민 통제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게됐다"면서 "정부에 우려를 표시했다가 정보요원들에게 끌려가 두들겨 맞고 돈을 강탈당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권총으로 다퀸을 때려 여러 개의 이를 부러뜨렸고, 반역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결국 다퀸은 해외로 떠나야 했다.

잠시 유보됐던 신분증 보급 계획은 차베스의 후계자인 마두로 시대에 이르러 재추진됐고 작년 국가안보 강화 명목으로 791억 원에 ZTE와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는 베네수엘라 국영 통신회사인 깐트브(Cantv)내에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특별 조직이 있고 ZTE 직원으로 구성된 팀이 그 조직에 포함돼 있다고 전 현직 깐트브 직원 4명이 로이터에 증언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과 인권단체들은 조국카드가 마두로 대통령이 대중을 감시하고 한정된 국가 재원을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고 믿고 있으며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것은 나를 통제하려는 시도였다”

지난 1년 간 마두로 대통령은 "조국카드가 새로운 베네수엘라 건설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시민들에게 가입을 독려했다. 베네수엘라 정부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1800만 명이 이미 카드에 가입한 상태다.

마두로는 지난 12월 국영 텔레비전 연설에서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이 카드로 모든 것을 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카라카스에 거주하는 76세의 당뇨병 환자인 베니토 우레아는 최근 주 정부 소속의 한 의사가 자신에게 인슐린 처방을 거부했으며, 조국카드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우익’이라고 지칭했다고 말했다. 우레아는 “내게 필요한 것을 이용해 나를 통제하려는 시도였다”라고 말했다.

ZTE가 개발한 스마트카드는 계속 진화하고 있는 통제 시스템의 일부인데, 이 시스템은 재정 능력이나 정치 활동 등과 같은 사람들의 행태에 기반해 등급을 부여한다. 좋은 행동을 하면 수도, 전기, 가스 등의 공공서비스 공급이나 금융 대출에서 시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국에서처럼 나쁜 등급이 찍히면 대중교통 이용이나 자녀의 상급학교 입학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붕괴돼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광범위한 식량 및 의약품 부족이 초래돼 절망한 시민들의 해외 탈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굶주림 인구가 늘어나자 정부는 2016년 보조금 지원 식품 패키지를 배급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래서 배급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추적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었다. 현재 약 90%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그 식품 패키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안드레 벨로 가톨릭 대학교와 다른 2개 대학교가 2월에 발표한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이 프로젝트에 관련된 사람들에 의하면, 배급품을 추적하는 능력이 만족스러워지자 이제 정부는 물품을 받는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프로젝트는 다시 ZTE 손안으로 돌아갔다.

마두로는 2016년 12월 TV 연설 당시 카드 한 장을 위로 들고, 중국의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모두가 한 장씩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같은 동맹국이 있어 시민들을 추적, 보상, 징벌할 수 있는 기술적인 노하우를 갖게된 베네수엘라 사례는 ZTE와 같은 국유기업을 통해 중국이 생각이 비슷한 외국정부에 어떻게 권위주의적 사회 통제 시스템을 수출하게 되는지 좋은 실례가 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상원의원은 로이터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중국은 독재를 수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ZTE는 상장기업이지만 중국 국유기업이 최대 주주이며, ZTE의 핵심 고객도 중국 정부다. ZTE는 북한이나 이란 같은 독재정권들과 거래해 미국의 제재 조치와 수출규제법을 위반해 미국의 부품 수출 금지 제재를 받았던 기업이다.

로이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중서부 바리나스시에 있는 식품배급위원회의 조직책 한 사람은, 그녀와 동료들은 투표 내용이 추적될 수 있다는 말을 배급받는 사람들에게 하라는 지시를 정부 관리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투표에서 우리를 지지했는지 아니면 반대했는지 찾아낸다”는 말을 배급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조국카드에 가입하지 않으면 식품 상자를 빼앗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조영수 기자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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