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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술

기사승인 2018.11.22  15: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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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데우는가
육신을 태우는가

기분을 띄우는가
영혼을 빠뜨리는가

물도 아닌 것이
불도 아닌 것이

일찍이 ‘물속에 불이 든 것이 술’이라고 뼈 있는 말을 농담처럼 던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는 술로 도를 이룬 주선(酒仙)급 도인이거나 술에 된통 혼이 나서 얼이 반쯤 빠진 사람일 테지요.

술이 불인 줄 모른 채 온갖 근심을 확 씻어내는 선약(仙藥)쯤으로 여기는 위인이 더러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옛날에도 많았던지 누군가 이런 성어를 만들어 놨습니다. ‘포탄희량(抱炭希凉)’, 즉 숯불을 안고 있으면서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말입니다.

2010년 WHO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음주량이 ‘동양권 1위’입니다. 2위 일본보다 거의 두 배를 더 소비한다니 ‘단연 1위’라고 할 만합니다. 지나치게 술 인심이 헤프고 술에 관대한 유속(流俗)이 낳은 결과가 아닐는지요. 한국인에게는, 술 소비량으로만 보면, ‘포탄희량’이란 말은 어림도 없고, ‘입술과 술잔 사이에는 악마의 손이 넘나든다’는 J. F. 킨트의 경고도 먹히지 않는 듯합니다.

어느덧 연말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송년회다 신년회다 하여 권커니 잣거니 술 소비량은 또 늘어날 테지요. 남들이 마시는 술에 내 가슴이 탈 이유는 없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쓰이는 건 왜일까요?

홍성혁 고문

<저작권자 © 대기원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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