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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드 사업계획서 제출’…고심하는 청와대

기사승인 2019.03.13  15: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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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2017년 9월 7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에 도착 설치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위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는 미국이 사드 배치를 위한 정식 노선을 밟겠다는 것으로, 청와대는 이로 인해 한∙중 간 갈등뿐 아니라 북∙미 중재역할, 사드 논란 재기까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1일 국방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1일 주한미군이 성주 기지 내 부지 70만㎡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업계획서에는 사드 기지 조성과 운용에 관한 세부적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사업계획서를 환경부에 넘기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시작한다.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일반환경영향평가 종료된 후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체계의 최종 배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에 미군이 현재 임시 배치 중인 사드를 정식으로 배치하기 위한 사전 절차에 돌입함으로써 사드 배치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북한이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던 지난 2016년 한·미는 이에 맞서 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1년 뒤 발사대 2기와 레이더를 성주 기지에 임시 배치했다. 당시 정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주민 참관이나 공청회 같은 절차 없이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논란이 계속됐고,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7월 일반환경영향평가로 방침을 바꿨다. 이후 미군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 정식 사드 배치가 미뤄진 상태였다.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문 대통령은 집권 4개월 만인 2017년 9월 8일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드 배치는 안보의 엄중함과 시급성을 감안한 임시 배치"라며 "최종 배치 여부는 보다 엄격한 일반환경영향평가 후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 구성모습.(뉴시스)

이어 중국과 외교상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이른바 '10·31 합의'를 맺고 한∙중 간 사드 갈등을 수습했다.

합의문에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극한으로 치닫던 한∙중 갈등이 일시 무마됐다.

이번 주한미군의 사업계획서 제출로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주 급하게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13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의용 실장의 지난 주말 중국행은 사드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이 어떤 의도에서 1년7개월 이상 미뤄오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점에서 북∙미회담 결렬 상황과는 별개로 보는 시각이다. 단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영향론'을 제기하며 한 차례 회담을 취소했던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비슷한 배경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패권 장악에 최대의 적으로 삼는 중국을 자극해 북한을 설득하려는 간접적인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의 끈을 놓지 않는 것 또한 미국 입장에서 북한 제재가 제일의 목표가 아니라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으로 분석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주한미군이 사드 체계의 정식 배치 수순을 밟기로 한 것은 미∙중 간의 파워게임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의 목적은 결국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게 아니라 중국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다른 측면에서는 역설적으로 사드 배치 강행 의지를 통해서 한국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이 담겨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명분 축적도 함께 담긴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미 간 협상의 다리를 이탈하지 않도록 중재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 고민거리가 가중된 상황이다.

은구슬 기자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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